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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하재훈이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1차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하재훈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두 번째 홍백전에서 홍팀의 5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2개 포함 4타수 2안타 1삼진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두 차례 자체 평가전을 치렀을 뿐이지만 하재훈의 타격감이 놀랍다. 앞서 지난 17일 홍백전에서 2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한 하재훈은 이번엔 홈런 두 방을 날리며 새 시즌 스프링캠프 최고 히트상품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재훈에 대한 기대감은 남달랐다. 미국 야구에 도전했던 그는 2019년 신인 2차 2라운드에서 SK 와이번스(SSG 전신)의 지명을 받았고 당초 외야수로 입단했으나 첫 시즌부터 다시 투수로 전향해 5승 3패 3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ERA) 1.98로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어깨 부상으로 하향세를 타던 하재훈은 2022년 타자로 다시 변신했고 2023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다이빙 캐치 도중 당한 부상 여파로 77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0.303 7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42로 엄청난 재능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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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식 코치(오른쪽)로부터 타격 자세에 대한 지시를 받는 하재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캠프 초반부터 호평을 받았다. 평균 타구 속도 155.9㎞, 최고 172.4㎞를 자랑했는데 SSG에 따르면 강병식 타격 코치는 "(하)재훈이와 (이)정범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시즌동안 마무리 훈련도 하면서 잘 준비를 해왔다"며 "아직 시즌을 시작하기 전 단계지만 지금 보여주는 좋은 모습들을 잘 적립했으면 좋겠다. 기대가 되는 선수들"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17일 첫 실전 무대에서 하재훈은 홀드왕 노경은과 좌완 김건우를 상대로 2루타를 하나씩 날리며 놀라운 장타 본능을 뽐냈는데 이날 펼친 장타쇼는 경탄스러울 정도였다.
하재훈은 4회말 박시후를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5회엔 한두솔에게 다시 한 번 좌측 방면으로 쐐기 솔로포를 날렸다.
앞서 "비시즌동안 몸을 최대한 빨리 만들어서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캠프에서는 일단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던 하재훈은 "타격적으로는 스윙 궤도와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래는 스윙이 약간 돌아나오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걸 줄이려고 했다. 타이밍적으로는 원래 끌어놓고 치는 스타일이었는데 앞에서 조금 빠른 타이밍에서 타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비시즌 동안 집중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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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훈련을 하는 하재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1차 홍백전 후엔 "첫 실전경기 스타트가 좋았다. 좋은 느낌을 잘 유지해서 2차 스프링캠프 때까지 잘 이어 나가고 싶다. 준비했던 대로 페이스를 잘 이어간다면, 시즌 때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더 완벽한 활약으로 코칭스태프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날 경기는 6이닝으로 치러졌으며 총 7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홍팀의 7-6 승리로 끝이 난 경기에서 1-1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홍팀 박지환의 우전 안타, 정준재와 박성한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은 뒤 고명준이 그랜드슬램으로 리드를 가져왔다. 이어 하재훈이 백투백 홈런을 날렸다. 백팀이 5회 4점을 따라붙었지만 하재훈이 다시 5회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6회초 1점을 내주고도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SSG 관계자는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조금씩 올라온 모습이다. 이전 경기 대비 타자들이 실전 투구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필드 타구가 많이 형성됐고 질 좋은 타구가 여럿 나왔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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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홍백전 투타 MVP로 꼽힌 전영준(오른쪽)과 고명준. /사진=SSG 랜더스 제공 |
투수 MVP 전영준은 "1차 스프링캠프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했던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캠프를 마무리해서 좋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만루홈런을 날린 고명준은 "연습했을 때 준비했던 것들이 경기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는 듯하다. 홍백전이기 때문에 결과는 신경 쓰지 않고 타석에서 내가 할 것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결과도 잘 나왔고 MVP까지 받아서 기쁘다"며 소감을 남겼다.
새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의 투구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1이닝 동안 15구를 던져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52㎞의 패스트볼을 뿌렸고 슬라이더(143㎞), 커브(131㎞)를 던지며 계획대로 차근차근 몸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걸 증명했다.
구단 관계자는 "패스트볼 이외에도 컷패스트볼, 스위퍼, 커브 등 횡으로 움직이는 변화구의 움직임이 좋았다"고 호평했다.
선발 경쟁에 뛰어든 박종훈도 2이닝 동안 41구를 던져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또 다른 5선발 경쟁자 정동윤은 2이닝 동안 25구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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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새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