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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원태가 19일 주니치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최원태는 19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곤즈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34구를 던져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은 5-3으로 승리했다.
속구 최고 시속은 146㎞을 찍었고 패스트볼 17구, 커터 9구, 체인지업과 커브를 4구씩 섞으며 다양한 레퍼토리로 주니치 타선을 제압했다.
빠르게 끌어올린 구속과 3개의 탈삼진도 반갑지만 그보다 더 유의미한 건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운 땅볼 유도 능력이었다.
첫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최원태는 이후 우전 안타를 맞고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중견수 뜬공과 탈삼진으로 깔끔하게 1회초를 마무리했다.
2회엔 유격수 실책이 나오긴 했지만 땅볼 타구를 유도해냈고 무사 1루에서 2루수 땅볼 타구를 이끌어내 선행 주자를 잡아냈다. 1사 1루에서도 다시 한 번 2루수 앞으로 타구를 유도한 최원태는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00점짜리 투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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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오른쪽)가 이닝을 마치고 포수 김도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그렇기에 통산 ERA가 4.36, 지난해에도 9승(7패)을 챙겼음에도 ERA는 4.26, 불안감을 노출하며 가을야구에선 팀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던 최원태를 영입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이종열 단장은 "최원태의 주무기는 투심 패스트볼이다. 올 시즌 잘 던지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계약할 때 내년(2025년)엔 투심을 적극적으로 던져달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우투수의 투심 패스트볼은 끝에서 우타자의 몸쪽으로 말리며 떨어져 땅볼 유도에 최적화된 패스트볼의 일종인데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도입 첫 해엔 상대적으로 높은 코스의 공보다 낮은 공으로 이점을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최원태도 자연스럽게 투심보다는 포심을 더 주력해서 던졌다는 것이다. 올 시즌은 ABS 존에 수정을 가했고 다시 투심을 적극적으로 던지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 14일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의 선발로 나선 최원태는 1이닝 동안 11구를 던져 무실점 호투를 펼쳤는데 이날도 아웃카운트 3개 중 2개를 땅볼로 잡아냈다.
당시 "최원태가 청백전 첫 등판인데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스케줄에 맞춰 컨디션을 잘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호평했던 박진만 감독과 달리 최원태는 "아직 변화구가 꺾이는 각도가 미흡해 앞으로 피칭하면서 잡아나가야겠다고 느꼈다"며 "시즌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완성해 가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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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오른쪽)가 투구를 마치고 손주인 코치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박 감독은 "선발 최원태는 확실히 우리 팀에 딱 맞는 선수인 것 같다"며 "오늘 경기에서도 구위도 좋고 땅볼 유도가 많았다. 연습경기 첫 등판인데 본인 장점을 잘 보여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주니치에 3회 2점을 내준 삼성은 4회부터 5이닝 연속 1점씩을 내며 쾌승을 거뒀다. 4회말 홍현빈과 이재현, 르윈 디아즈, 강민호의 4연속 안타로 1점을 낸 삼성은 5회 신인 심재훈의 2루타를 시작으로 홍현빈의 1타점 적시타로 추격했다.
6회엔 이병헌의 안타에 이어 2사 1루에서 심재훈의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7회 실책과 볼넷에 이어 전병우의 역전 적시타, 8회 박승규의 안타, 윤정빈의 볼넷에 이은 이창용의 쐐기 적시타로 승리했다.
특히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심재훈의 활약이 돋보였다. 심재훈은 "첫 번째 안타 때 자신 있게 스윙한 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것 같다"며 "일본 프로 선수를 처음 상대했는데 재미있고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작년 캠프 연습경기 때는 이긴 적이 없었는데(1무 8패), 오랜만에 승리하니 역시 좋다. 비록 연습경기라 해도 이기는 기분을 선수들이 느낄 수 있다는 건 중요하다"며 "점점 더 많이 이기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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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를 날리고 1루로 달려나가는 심재훈.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