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3승 13패 수모' LG 오지환 자책 "나만 안 빠졌어도..."

스코츠데일(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20 00:04
  • 글자크기조절
image
LG 트윈스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오지환이 타석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3승 13패' KIA 우승 만든 절대 열세, LG 전 캡틴은 자책했다 "나만 안 빠졌어도... 올해는 건강하게 20홈런 목표" [스코츠데일 현장]

지난해 KIA 타이거즈가 2위와 9경기 차 압도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데에는 2위 팀과 경쟁에서 절대 우위를 가져간 것이 컸다. 꾸준히 1위를 위협하던 삼성 라이온즈에 12승 4패, LG 트윈스에 13승 3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했고 덕분에 조기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의 캡틴으로서 2024시즌을 시작한 오지환(35)은 지난해 KIA전 절대 열세(3승 13패)를 아쉬워했다. 오지환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파크 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부상도 시기가 중요하다. 사실 우리가 우승했을 때(2023년)도 시즌 초반 옆구리가 찢어지는 부상이 있었다. 하지만 (김)민성이 형이 그 공백을 잘 메워줬다. 지난해 내가 다쳤을 때도 (구)본혁이가 잘 메워줬지만, 시기가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다치면 (팀 입장에서) 오히려 시즌을 끌고 가면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대부분 여름에 승패가 갈리고 그때부터가 진정한 레이스의 시작인데 내가 등록 일수로 따지면 40여일, 경기로 따지면 30경기가량 빠졌다"며 "후반기도 첫 3연전이 KIA였는데 그때 딱 3경기 차로 지고 있었다. 당시 2군에서 전반기를 마감했는데 복귀 시점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빨리 (1군에) 올라가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지난해 오지환은 부상과 부진으로 험난한 한 해를 보냈다. 시즌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주장직을 내려놓았고, 계속해서 좋지 않던 손목에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면서 전반기를 일찌감치 마감했다. 복귀 시점이 후반기 KIA와 첫 3연전 마지막 경기인 7월 11일이었다. 당시 LG는 이미 KIA에 2연패 중이었고 오지환의 복귀전 역시 2-4로 패했다. 8월 열린 홈 3연전도 내리 패하면서 KIA의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줬다.


image
LG 트윈스 선수단이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오지환이 수비 훈련에서 환상적인 키스톤 플레이를 선보인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오지환은 지난해 LG의 KIA전 부진에 "내가 KIA와 6~7경기에서 빠졌다. 그 영향이 있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결과를 바꿀 수 있다기보단) 분위기 자체를 그렇게 (연패 분위기로) 만들지 않았을 것 같다. (나만 안 빠졌어도)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갈 수가 없다"고 자책했다.

실제로 오지환은 주전 유격수와 하위 타순에서 두 자릿수 홈런도 가능한 공·수 핵심으로써 LG 전력의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5년간 KIA를 상대로도 75경기 타율 0.307(261타수 8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15로 강해, 그가 있었다면 맥없이 무너지진 않았을 수도 있다는 말은 합리적이다.

철저한 자기반성도 뒤따랐다. 오지환은 "내가 (부상으로) 팀에 피해를 준 것이다. 안 좋게 흘러갔을 때 좋은 방향으로 바꿔줄 고참이 필요했다. 안 풀리는 건 안 풀리는 것이고, 그 안에서라도 무언가 해보려고 하고, 만들었어야 했다. 그게 부족했다. 올해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지환은 절치부심한 심정으로 올 시즌 다시 독하게 달려들었다. 12월 내내 훈련 강도를 높였고 박해민 등 고참 선수들과 스프링캠프 시작 보름 전 일찌감치 미국으로 출국해 몸을 만들었다.

image
LG 트윈스 선수단이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김일경 코치가 수비 훈련을 마친 후 문보경, 오지횐, 신민재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번 캠프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1차 캠프 막바지인 18일 내야 수비 훈련에서 오지환은 신민재, 문보경 등과 함께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김일경 수비 코치가 "한국시리즈 7차전"이라는 상황을 주자, 오지환은 "내가 좋아하지"라며 후배 내야수들보다 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목표도 높게 잡았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로 여겨지지만, 20홈런 시즌은 딱 두 차례뿐(2016년, 2022년). 또 한 번의 20홈런 시즌을 목표로 했다. 오지환은 "난 스스로 중장거리형 타자라고 생각해서 20홈런 이상 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장타를 의식한다고 해서 장타가 나오는 건 아닌데 그만큼 좋은 투수들이 나왔다고도 본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해 순위권 싸움을 시작하는 시점에 다쳐서 팀에 미안한 마음이 정말 컸다. 안 다치기 위해서 김용일 트레이닝코치님과 엄청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요즘 추세가 코어와 맨몸 운동인데 난 거기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 하고 있다. 아무래도 여름이면 지치고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받아서 하체를 튼튼히 하고 있다. 올해는 팀만 생각하며 건강한 시즌을 보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