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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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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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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가운데)가 첫 라이브 배팅에서 멜빈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수의 구질을 살피고 있다. 맨 왼쪽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야스트렘스키는 지난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이정후는 너무 불행했다. 그는 정말 뛰어난 선수(Outstanding player)인데 그 모습을 부상 탓에 충분히 볼 수 없어 정말 안타까웠다. 그가 건강하게 돌아와 정말 기쁘고 다행"이라고 활짝 웃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야스트렘스키는 루이스 마토스(23)와 함께 이정후와 가깝게 지내는 선수다. 실제로 야스트렘스키는 지난해 여러 차례 현지 언론을 통해 이정후를 칭찬했고, 클럽하우스에서도 이정후와 라커룸을 공유한다. 마토스-이정후-야스트렘스키로 이어진 라커룸에서 이정후와 야스트렘스키는 둘 사이의 빈 라커룸을 반씩 공유해 1.5개씩 사용한다. 야스트렘스키가 '야즈(Yaz)'라고 불린다면 그에게 있어 이정후는 '정이(JungY)다.
지난해 야스트렘스키는 샌프란시스코 현지 방송 KNBR과 인터뷰에서 이정후에게 한국말을 배운다고 해 화제가 됐다. 당시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는 수비할 때 항상 침착하라고 한다. (어떤 타구든) 'EASY'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한국말로 쉽다는 뜻이었다"고 했다.
"요즘도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냐"는 스타뉴스의 질문에 야스트렘스키는 "올해는 한국말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다. 내일이면 뭔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말은 '쉽다'이다. '쉽다'가 영어로 무슨 뜻인지 아는가? 'EASY'라는 뜻이다. 정이가 자주 쓰는 말이기도 하다"며 "(이)정후도 영어가 점점 늘고 있다. 말하는 것보단 듣고 이해하는 게 더 빠른 것 같다. 통역이 잘 도와줘서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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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야스트렘스키(왼쪽)와 친할아버지이자 메이저리그 전설 칼 야스트렘스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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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왼쪽)이 시구를 마친 뒤 이정후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갈무리 |
이정후의 빅리그 데뷔는 야스트렘스키에도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정후가 한국야구와 KBO 리그 레전드 이종범(55) 현 KT 위즈 1군 주루코치의 아들인 것처럼 야스트렘스키는 그 역시 할아버지가 메이저리그 전설 중의 전설인 야구인 집안이기 때문.
마이크의 할아버지 칼 야스트렘스키(86)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만 25년을 활약한 원클럽맨이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멤버다. 타격왕 3회를 비롯해 빅리그 통산 3419안타 452홈런을 기록한 최고의 타자임과 동시에 골드글러브만 7차례 수상한 공·수 만능의 외야수였다. 특히 161경기 타율 0.326(579타수 189안타) 44홈런 121타점 112득점, 출루율 0.418 장타율 0.611을 마크해 타격 7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안타, 홈런, 타점, 득점)과 MVP를 수상한 1967년은 메이저리그 모든 타자가 꿈꾸는 역대급 시즌으로 꼽힌다.
손자 마이크 역시 그 재능을 물려받아 만 28세의 나이에 늦깎이 데뷔했음에도 통산 106홈런에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만 두 차례(2021년, 2024년) 들 만큼 의미 있는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야스트렘스키는 "나이가 들수록 그 무게감을 깨닫게 됐다. 할아버지가 이뤄낸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해했고, 더 이상 그를 따라 하려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나는 그저 최대한 오랫동안 프로 생활을 이어가는 걸 목표로 했다. (할아버지를 따라 하려) 나 스스로 부담을 주는 것보다 내 방식대로 야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야구인 2세로서 부담감을 먼저 말했다.
이어 "이정후도 그런 부담감을 극복하고 메이저리그에 도달한 것이다. 나에게는 메이저리그에 도달했다는 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다. 항상 바랐던 목표였고 그걸 이뤘다"며 "이정후도 더 이상의 압박감 없이 야구를 즐겼으면 좋겠다. 매일 경기하는 것 자체를 보너스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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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왼쪽)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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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이정후와 나란히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곁에서 본 이정후는 어떤 플레이어였을까.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는 필드에서 역동적인 플레이어다. 타격이 뛰어나고 주루도 빠른데 외야 수비도 훌륭하다. 어깨도 강해서 정말 모든 걸 잘 해낸다"며 "나는 그런 선수를 '승리를 가져오는 선수(Winning Player)'라고 부르는데 이정후가 진정한 위닝 플레이어다.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어떤 역할이든 맡아서 수행한다. 이기적인 면이 전혀 없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타입"이라고 소개했다.
그에게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이정후의 외야 수비였다. 이정후는 지난해 부상으로 37경기밖에 뛰지 못했으나, 수비 재능을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지난해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에게 외야 뜬 공 타구를 처리하는 법을 배웠다며 감탄한 바 있다.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는 정말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는데 연습과 실전에서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다. 많은 선수가 실전에서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정후는 항상 차분하다. 당황하는 법이 없다(For him it's steady no there's no panic there's no rush)"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후는 타구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 타구를 읽는 감각이 좋아 첫 반응이 빠른 것이 강점이다. 또 한 번 판단을 내리면 그것에 확신을 갖고 움직인다. 그 점이 그를 이정후를 훌륭한 중견수로 만들어준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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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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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가 캐치볼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