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아닌데' 최저가 149㎞! 염경엽이 콕 찍은 LG 신인, '왜' 52억 보장 마무리 '대체 1순위'인지 증명했다 [스코츠데일 현장]

스코츠데일(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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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김영우가 위력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왜 염경엽(57) 감독이 장현식(30)을 대체할 마무리 후보를 언급할 때 콕 짚어 이야기했는지 알 수 있는 피칭이었다. LG 트윈스 신인 파이어볼러 김영우(20)가 첫 청백전에서 위력적인 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LG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스프링캠프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LG 선수단은 23일 1차 귀국 후 24일 일본 오키나와로 2차 캠프를 떠난다. 2차 캠프에서는 KIA, 삼성, KT 위즈, SSG 랜더스와 4차례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인데 그에 앞서 자신의 감각을 체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가장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인 건 1라운드 신인 김영우였다. 김영우는 서울고 졸업 후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지명됐다. 키 187㎝ 체중 88㎏의 탄탄한 체격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이 매력으로 꼽힌다.

청백전에 앞서 염경엽 감독이 마무리 후보를 언급하면서 가장 먼저 언급한 이름이기도 했다. 지난 17일 기존 마무리 장현식은 미국 현지에서 발을 접질려 발목 부상을 당해 20일 중도 귀국했다. 19일 미국 현지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뼈에 이상은 없었으나, 발목 인대 부상이 의심됐고 곧바로 귀국 조처됐다.

염 감독은 "장현식은 오키나와 캠프 참가는 힘들다. 잘 되면 시범 경기 마지막이고, 그때 나오면 개막전에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안 되면 2군에 가서 올라와야 한다"며 "(장현식이 떠난) 마무리도 생각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시범 경기를 통해 가장 폼이 좋은 사람이 하든지, 2023년 고우석이 복귀할 때까지 선수들을 돌려썼던 것처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언급된 대안 1순위가 김영우였다. 그 이유로 염 감독은 "시범경기 통해서 (김)영우가 혹시 좋으면 마무리 자리를 줘서 테스트해 볼 생각이 있다. 그렇게 첫 경기를 통과하면 두 번째 경기도 하는 거고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마무리는 일단 구위가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구위가 강하지 않은 마무리는 항상 불안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마무리는 상대 타자를 힘으로 누를 수 있어야 한다. 마운드 위에서 배짱도 괜찮은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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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김영우가 위력투를 선보인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날 3번째 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던 김영우는 청백전 직전 마지막 투수로 순서가 바뀌었다. 그렇게 백팀이 5-2로 앞선 가상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김영우는 1이닝을 안타 하나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최저 149㎞ 최고 151㎞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몸쪽 승부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빠르게 카운트를 잡아나갔다. 이한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최원영에게 5-6-3 병살을 끌어냈다. 구본혁까지 유격수 땅볼 처리하면서 공 8개로 한 이닝을 막았다.

등판 후 취재진과 만난 김영우는 "라이브 때랑은 또 다르다. 청백전은 경기라 생각하고 마운드 위에 올라갔는데 뒤에 든든한 선배님들이 계셔서 마음 편히 던졌다"며 "계속 빠른 카운트에 승부하고 잘 던져서 만족스러웠다"면서도 "아까 2스트라이크를 잡고 커브를 안일하게 던져 안타를 맞은 것이 살짝 아쉽다. 하지만 이렇게 맞으면서 오늘 또 배운 것 같아 오히려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LG 코치진은 피하는 승부보단 자신 있는 정면 승부를 요구했다. 김영우는 "가장 첫 번째로 신경 썼던 건 유리한 볼 카운트를 선점하는 것이었다. 감독님이 항상 가운데 보고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하셔서 볼은 던지기보단 계속 가운데로 던져 자신 있게 대결한 것 같다"며 "생각했던 것이 잘 돼서 괜찮았고 (문)보경이 형이 수비를 잘해주셔서 투구 수를 적게 가져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고 시절 마무리로 자주 등판한 만큼 마무리 투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영우는 "내가 마무리 투수를 한다는 건 생각만 해도 설렌다. 그래도 중요한 보직이니까 맡겨만 주시면 잘할 수 있게끔 잘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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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영우가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스프링캠프에서 자체 청백전을 마친 뒤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한편 이날 LG는 주전 선수가 많이 속한 백팀과 유망주들이 분포된 청팀으로 나누어 청백전을 치렀다. 백팀에서는 홍창기(우익수)-문성주(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김현수(좌익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신민재(2루수) 순으로 경기에 나섰다. 마운드에는 이지강(2이닝)-성동현(1이닝)-진우영(2이닝)-허용주(1이닝)-김영우(1이닝)가 올랐다.

이에 맞선 청팀은 최원영(중견수)-구본혁(2루수)-이영빈(유격수)-문정빈(좌익수)-송찬의(우익수)-김성진(1루수)-이주헌(포수)-김민수(3루수)-이한림(지명타자)으로 타순을 꾸렸다. 마운드에는 송승기(1⅔이닝)-허준혁(⅓이닝)-코엔 윈(2이닝)-김영준(1이닝)-박명근(1이닝)이 섰다.

안타 수는 백팀 9개 대 청팀 8개로 엇비슷했으나, 집중력에서 주전인 백팀이 앞섰다. 백팀이 3-0으로 앞선 3회말 김현수는 1사 1, 2루에서 우측 담장 밖으로 타구를 넘겨 쐐기를 박았다. 청팀 역시 허용주를 상대로 6회 2점을 뽑았으나, 경기를 뒤집지 못했고 그대로 백팀의 6-2 승리로 끝났다.

김현수는 3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박해민은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신민재는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해 윈을 상대로 2루를 훔쳐 자신의 주루 감각을 확인했다. 내년부터 도입될 아시아 쿼터 제도를 위해 스프링캠프에 초청한 호주 국가대표 윈은 2이닝 동안 폭투 한 번을 제외하고는 7타자 중 5타자를 땅볼로 처리하는 등 노히트 피칭을 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망주 팀인 백팀에서는 LG의 미래 이영빈과 문정빈이 매서운 타격을 뽐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영빈은 날카로운 우전 안타를 비롯해 멀티히트를 작성했고, 문정빈은 좌측 담장 바로 앞까지 향하는 대형 2루타로 타점을 뽑았다. 이주헌 역시 적시타 포함 멀티히트로 미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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