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기생충' 후 부담? 관객들 '휴대폰 불빛'이 가장 상처" [미키17][인터뷰①]

김나라 기자 / 입력 : 2025.02.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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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미키17' 개봉 관련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전 세계를 강타한 뒤 신작 '미키17'로 컴백하는 소회를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침내 오는 28일 새 영화 '미키17'의 개봉을 앞두며, 이와 관련 이야기를 들려줬다.


'미키17'은 봉준호 감독이 전작 '기생충'(2019)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미국 오스카상(아카데미) 4관왕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 및 시상식의 트로피를 싹쓸이 하고 약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할리우드 투자배급사 워너브러더스와 손잡고 돌아온 봉준호 감독. 그의 8번째 장편 영화인 '미키17'은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시튼 작가의 '미키7'을 원작으로 한다.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 반스(미키17·18 역/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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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이날 봉준호 감독은 "늦게 개봉한 나라들도 있다 보니 '기생충'과 관련된 프로모션을 모두 마친 게 2022년이다. 그 와중에도 '미키17'을 영국에서 찍었고, 현재는 차기작인 애니메이션 영화의 준비에 돌입했다. 저는 한 번도 논 적 없이 계속 일하고 있다. 오늘(19일)도 점심시간에 스태프들에게 피드백을 주곤 했다. 150여 명이 저를 또 기다리고 있다"라며 숨 가쁘게 바쁜 근황을 알렸다.


'기생충'으로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운 만큼, 전 세계적인 관심에 부담감은 없었을까. 봉준호 감독은 "저는 지금처럼 계속 앞으로 나가는 방법밖엔 없는 거 같다. 그리고 다행히 제가 만 50세에 접어들었을 때 그런 사건(?)들이 터졌다. 물론, 기분 좋은 사건 말이다. 그래서 저는 비교적 침착하게, 차분하게 모든 상황을 받아들였다. 얼마 전 늦둥이를 보신 쿠엔틴 타란티노 형님은 상은 또 일찍 받으셨다. ('펄프 픽션'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오스카상을 모두 받으신 게 20대 때였다. 그런 일들을 서른한 살쯤 겪어서 좋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셨다더라. 저는 이미 20년간 연출 후 50세에 이런 상황을 맞이해서, 이렇게 차분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라고 덤덤하게 얘기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 보니 '미키17'을 작업할 때 특별한 프레셔(pressure, 심리적 압박)를 느낀 건 없다. 저는 그냥 하던 대로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은 "다만 개봉 시기와 관련해선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할리우드 배우 파업 여파 때문"이라며 "할리우드는 배우가 파업하면 홍보 일정도 소화할 수 없어서 '미키17'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가 개봉을 미루고 순서들이 뒤죽박죽 됐었다. 이 상황 외엔 모든 게 평소 하던 대로 쭉 이어져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언제나 저의 가장 핵심 목표는, 관객들이 극장에 앉아있다 가정하면, 두 시간 내내 휴대전화를 절대 못 열게 만드는 거다. 출발점부터 종착역까지 관객들을 완전히 움켜잡고 영화와 같이 가는 게 늘 저의 제일 큰 목표이다. 고(故)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님도 평생의 목표가 이거였다고 하더라"라며 "실제로 저는 가끔 시사회 때 제일 뒷 줄에 앉아 누가 휴대전화를 하는지 관객들을 지켜볼 때가 있다. 그럴 때 (휴대전화) 불빛이 보이면 상처가 된다"라고 얘기했다.

이내 봉준호 감독은 "영화의 메시지는 둘째 문제이고, 장르적인 영화적 흥분을 통해 관객들을 끌고 가고 싶다"라며 진정성을 엿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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