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주권 획득' 최지만 대체 왜 "병역 의무 이행" 말했나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2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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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LG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김진경 대기자
'병역 논란→美 영주권 획득' 최지만은 '대체 왜', "병역 의무 이행하겠다"며 KBO행을 말했나

깜짝 발언이다. 최지만(34)이 그동안 미뤄왔던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내면서까지 KBO리그행에 대한 욕심을 나타냈다.


최지만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2025 LG 트윈스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이다.

최지만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최지만은 일본프로야구(NPB) 도전과 함께 한국 KBO리그 복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만은 자신의 입으로 한국에서 뛰기 위해선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지만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시작해 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끊겨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뉴욕 메츠와 1년 총액 350만 달러(46억원) 규모의 스플릿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그(MLB)에 재도전했지만 결국 빅리그에 오르지 못한 채 6월 옵트아웃을 선언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됐고 이후 팀을 구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L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도 LG 스프링캠프를 찾았고 오후 추가 훈련 때 배팅 케이지에서 투수들의 공을 직접 상대하며 경기 감각 조율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한국 야구 선·후배들에게 MLB 경험을 들려주며 조언도 해주고 있다.

최지만의 KBO행 의사는 놀라움을 자아낸다. 지난해 메츠를 선택할 당시만 해도 최지만의 에이전시 GSM은 "최지만에게 가장 적극적이고 향후 MLB 플레잉타임 등을 고려해 뉴욕 메츠와 계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GSM에 따르면 NPB 3개 팀으로부터 달콤한 오퍼도 있었다. 이에 최지만도 소속사를 통해 "아직은 일본에서 뛸 때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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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뉴욕 메츠와 계약을 맺었던 최지만. /사진=뉴욕 메츠 SNS
그렇기에 이번 발언은 최지만이 MLB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은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지어 최지만이 KBO리그에서 뛰기 위해선 2년이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해외 무대부터 경험했던 선수가 KBO로 향할 때엔 2년의 해외파 유예 규정이 적용된다. 최지만은 즉 37세 시즌부터 KBO의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뛸 수 있다. 유예 기간 동안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돌아오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29세였던 2020년 30세를 넘기면 선수 생활을 중단하고 군대에 가야 했던 최지만은 영주권을 획득하면서 37살까지 병역을 미뤄뒀던 상황이다.

그만큼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는 길을 걸었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최지만은 2010년 큰 꿈을 품고 미국으로 향했고 콜업되기까지 6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버텨내야만 했다. 이후 8시즌 동안 7개 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마이너리그 시절까지 포함하면 무려 9번째 팀이다.

빅리그에 입성하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 이후에도 한 번도 쉬운 길이 없었다. 화끈한 한 방과 준수한 수비 능력을 인정받으면서도 좌투수 상대 약점으로 인해 플래툰으로 기용되기 일쑤였다. 2016년 빅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낸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최지만은 2017년 뉴욕 양키스에 스프링 트레이닝 초청 선수 자격으로 계약을 맺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지금과 같은 스플릿 계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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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시절 최지만. /AFPBBNews=뉴스1
그해 겨울 다시 팀을 떠났다. 이번엔 밀워키 브루어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고 시즌 도중엔 탬파베이 레이스로 트레이드 됐다. 최지만의 커리어의 터닝포인트가 된 계기였다.

7월 콜업돼 8홈런 장타율 0.506으로 맹활약한 이후 탬파베이의 귀중한 자원이 됐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해였다. 2019년엔 커리어 최다인 127경기에 뛰었다. 타율 0.261에 19홈런 6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2를 기록했다.

그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아메리칸리그(AL)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선 홈런포도 날렸다. 추신수(현 SSG 랜더스)에 이어 역대 2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 포스트시즌 홈런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MLB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됐고 최지만은 부침을 겪으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시즌을 돌아볼 땐 아쉬움이 많았다.

구단과 연봉 협상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조정 신청까지 가는 진통을 겪은 뒤 새 시즌을 맞이한 최지만은 83경기에서 타율 0.229 11홈런 OPS 0.759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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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시절 최지만.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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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시절 최지만(오른쪽)이 김하성과 경기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022년 113경기에서 타율 0.233 11홈런 OPS 0.729을 기록했는데 후반기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철저히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을 당하며 좌절하는 날이 많았다. 결국 시즌을 마친 최지만은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트레이드되며 배지환과 한솥밥을 먹게 됐지만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이후 좀처럼 제 기량을 찾지 못했고 아킬레스건 부상까지 겹치며 기회를 잃어가는 듯 했다.

7월 복귀 후 오타니 쇼헤이(당시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홈런을 날리기도 하는 등 안타 15개 중 장타가 10개에 달할 정도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지만 8월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반전은 없었다. 이번엔 갈비뼈를 다쳤고 발등에 타구까지 맞으며 고개를 떨궜다.

시즌 후 FA가 된 최지만은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다가 메츠가 내민 손을 잡았지만 다시 무적 신세가 됐다.

빅리그에서 무려 8시즌을 뛰었지만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은 단 2번 뿐이었다. 그만큼 충분한 출전 기회에 목이 말라 있는 상황이지만 MLB에선 한계를 느꼈고 그 답으로 KBO리그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어떤 외국인 타자에 비해서도 풍부한 빅리그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점,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특유의 친화력이 장점이며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또한 KBO 구단들에겐 충분히 구미를 당기게 하는 부분이다. 미국에 있을 때보다도 훨씬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뛸 수 있다는 것도 본인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고 병역 문제로 인해 자신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국내 야구 팬들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 또한 KBO리그행 가능성을 언급한 이유 중 하나라고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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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가운데)이 LG 스프링캠프에서 이주헌(왼쪽), 문정빈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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