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큼 LG 사랑하는 선수 없다" 韓 야구 푹 빠진 푸른 눈의 외인, 왜 LG 트윈스 종신을 외쳤나 [스코츠데일 현장]

스코츠데일(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2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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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이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2025 LG 트윈스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이 끝난 후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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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트윈스도 나만큼 LG 사랑하는 외국인 선수 찾기 힘들 걸요."

KBO 3년 차를 맞이한 '푸른 눈의 외인' 오스틴 딘(32)이 LG 트윈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KBO 장수 외인을 꿈꿨다.


오스틴은 지난 2023년 LG와 총액 7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KBO 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이 계약은 첫 해 만에 성공적인 계약으로 평가됐다. 오스틴은 2023년 주전 1루수로서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 23홈런 9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3으로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LG는 오스틴에게 두 배에 가까운 총액 130만 달러를 안겨주며 재계약을 성사했고, 이 역시 최고의 선택으로 돌아왔다. 리그 적응을 마친 오스틴은 140경기 타율 0.319, 32홈런 132타점 12도루, OPS 0.957을 마크하며, 타점왕을 수상했다. LG 구단 역사상 KBO 리그 타점왕과 단일시즌 30홈런-100타점은 오스틴이 처음이었다. LG 외국인 선수 최초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은 덤.

2024시즌 종료 후 1년 총액 17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면서 KBO 리그 장수 외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오스틴은 "재계약에 다른 이유는 없다. LG 트윈스라는 팀 자체를 너무 사랑했다. 항상 나와 내 가족들을 정말 따뜻하게 환영해 주고, 가족처럼 받아주고 챙겨주는 팀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또 한국 KBO 리그에 대한 애정도 정말 많았기 때문에 결정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미소 지었다.


스프링캠프 훈련 내내 어린 LG 선수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격려하는 오스틴의 모습이 잡혔다. 오지환과 함께 큰 소리로 분위기를 띄우는 내야 베테랑 중 하나였다. 이에 오스틴은 "책임감보다는 어린 선수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다. 어린 선수들이 내 야구 커리어를 존중해주고 먼저 다가와 많은 질문을 한다"며 "내가 언제까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모른다. 내가 없는 상황에서는 그 선수들이 자리를 메꿔줘야 하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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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단이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청백전으로 진행했다. 경기 전 신민재와 오스틴(오른쪽)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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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단이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청백전을 진행했다. 백팀 김현수(오른쪽)가 3회말 3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한 후 오스틴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본인도 LG에 처음 입단해 보고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었다. 오지환, 김현수, 박해민, 박동원 등 기존 주장단이 그들이었다. 오스틴은 "새로운 팀에 적응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이 팀원과 관계라 생각한다. 내가 처음 왔을 때 오지환, 김현수, 박해민, 박동원 같은 베테랑들이 적응에 많은 도움을 줬다. 구단도 마찬가지다. 그게 우리 LG 트윈스의 팀 분위기다. 물론 내가 벽 보고도 홀로 30분 동안 이야기할 수 있는 외향적인 성격도 이유"라고 농담을 건넸다.

얼마 전 LG 캠프로 놀러 온 케이시 켈리(37)의 역할도 컸다. 켈리는 2019년 LG에 입단해 6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163경기 통산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의 기록을 남겼다. 구단 외국인 선수 최다승의 주인공이지만, 그보단 국경을 초월해 선·후배를 아우르는 역대급 인성으로 LG 선수들의 사랑을 받았다.

오스틴은 "켈리는 내가 한국 생활과 KBO 리그에 적응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을 준 친구다. 나도 그걸 이어받아 치리노스와 에르난데스가 KBO와 LG에 편하게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려 한다"고 밝혔다.

2024시즌 종료 기준 KBO 최장수 외인은 8시즌을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44)와 헨리 소사(40)다. 타자를 한정으로 하면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했던 제이 데이비스(56)가 1999~2002년, 2004~2006년 총 7시즌을 활약했다. 이에 오스틴은 "니퍼트 선배가 있어 최장수 외국인은 조금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LG에서 정말 뛸 수 있을 때까지 뛰고 싶다. 지금 생각으로는 최소 4~5년은 더 LG에 머무르고 싶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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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단이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청백전으로 진행했다. 오스틴이 훈련을 마친 후 신민재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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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단이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청백전으로 진행했다. 오스틴이 훈련을 마친 후 신민재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러면서 "아마 팬분들도 잘 아실 것이다. 나만큼 LG를 챙기는 선수는 없다. LG 구단도 나만큼 팀을 사랑하는 외국인 선수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야구 선수뿐 아니라 한 사람의 베테랑으로서 내가 이 팀에 줄 것이 아직 많이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LG에 오래 남고 싶다. 또 한국에서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되찾은 만큼 한국에서 오래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KBO 최장수 외인은 내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장수 외인이 되기에 앞서 한 번 더 LG와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길 원했다. 오스틴은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팀 목표보다 개인 목표를 앞에 두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도 타점왕을 목표로 시즌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시리즈에 다시 간다는 목표로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LG에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우승을 하는 것이 내 개인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올해도 팀을 많이 도우려 한다.

그러면서 "우승은 정말 마약 같은 것이다. 최정상에 올라갔어도 계속 그 정상에 있고 싶은 것이 선수의 마음이다. 더욱이 LG는 29년 만에 정말 어렵게 우승했다. 그래서 우승을 했을 때 팬분들이 얼마나 우승을 원했고, 행복한지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또다시 우승을 하고 싶다. 내 올해 목표는 우승, 단 하나뿐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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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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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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