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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신구장 한화생명 볼파크 전경. /사진=안호근 기자 |
20일 오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프레스데이에서 신구장에 대해 설명하던 한 관계자가 꺼낸 말이다.
2018년 한 차례 가을야구에 진출하긴 했으나 2007년 이후 하위권에만 맴돌았던 한화다. 오죽하면 한화 팬들을 보살이라고 부르는 웃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럴 만한 이유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제대로 가능성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없었고 자유계약선수(FA)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때도 있었지만 선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젊은 선수들이 대거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 실제로 주전급으로 활약한 선수들도 상당수 나타나며 희망을 키우고 있다.
구장 핑계를 댈 수도 없게 됐다. 2074억원의 사업비(국비 150억원, 대전시 1438억원, 한화 486억원)가 들여 3년 간의 대규모 공사 끝에 올 시즌부터 활용하게 될 한화생명 볼파크가 개장을 앞두고 있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관람석 2만 7석을 갖춘 연면적 5만 8594㎡의 최신식 구장이다. 당초 설계 이후 구단과 소통하며 112가지나 변화를 가했다. 그만큼 구단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반영한 구단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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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홈팀 라커룸 공간. /사진=안호근 기자 |
이색적인 구조도 눈길을 끈다.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팬웨이파크의 '그린몬스터'를 연상케하는 담장이다. 5각형 구조로 설계된 외야는 담장 모양도 특색이 있지만 홈플레이트에서 좌측 담장까지의 거리는 99m지만 우측까지는 95m로 짧게 설계했고 대신 우측 담장엔 아시아 최초로 32m 규모의 '몬스터월'을 세웠다. 좌측과 우중간까지는 담장의 높이가 2.4m로 평범하지만 우중간부터 파울라인까지는 무려 8m 높이의 담장이 세워졌다.
대전시 관계자는 "우측 몬스터월은 경기의 다이내믹함 위한 설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몬스터월은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릴 경기에 큰 변수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강하게 맞은 타구라도 충분한 발사각을 그리지 않으면 단타가 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좌타자에겐 악명 높은 구장으로 인식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좌타자의 홈런 비중이 높지 않았던 한화이기에 호재가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더 많은 홈 팬들의 응원을 받게 된다. 지난해 한화는 71차례 홈경기 중 무려 47회나 매진을 기록했다. 이는 KBO 역대 최다 기록으로 종전 기록은 1995년 삼성 라이온즈의 36회로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다만 이는 1만 2000석으로 작은 규모의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의 한계 때문이기도 했다. 2만 7석 규모로 신구장 좌석을 구성했는데 구단 관계자는 "구장 곳곳에 공간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구단에선 이 공간들을 좌석으로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밝혔다.
불펜 구조도 새롭다. 몬스터월 구조물 안에 불펜이 마련되는데 1층에선 홈팀, 2층에선 원정팀 투수들이 몸을 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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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체력단련실. /사진=안호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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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팀 실내 연습장도 쾌적하게 꾸며져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이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노후된 시설로 인해 선수단에겐 아쉬움이 컸다. 이젠 마음껏 훈련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들도 생겨났다.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난해 가능성을 발견했던 한화다. 성적 부진으로 시즌 도중 감독을 교체했지만 6월 지휘봉을 잡은 '명장' 김경문(67) 감독 체제에선 올 시즌에 대한 희망을 발견했다.
돌아온 류현진은 두 자릿수 승리로 제 역할을 해냈고 부진했던 신인왕 문동주도 후반기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대체 선수로 합류한 라이언 와이스는 재계약을 맺었고 빅리그 출신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 외야수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데려왔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센터 라인 강화를 강조한 김경문 감독의 뜻에 따라 투수 엄상백에게 4년 최대 78억원을, 유격수 심우준에게 4년 최대 5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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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캠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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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백이 멜버른 1차 캠프에서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타선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부진하긴 했지만 2023년 타격 2관왕에 오른 노시환이 있고 안치홍, 채은성 등 베테랑들과 함께 지난해 황영묵, 김태연 등도 주전급으로 도약했다. 권광민, 문현빈 등 올 시즌 활약이 더 기대되는 선수들도 즐비하다.
지난해 한화는 류현진의 영입으로 '리빌딩은 끝났다'고 외쳤지만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당초 신구장 시대에 맞춰 가을야구 진출 등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었던 만큼 올 시즌엔 반드시 상위권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달라진 한화의 야구는 오는 8일 개막하는 시범경기부터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구장 개장식은 다음달 5일 열리고 17일과 18일 두산 베어스와 홈 2연전에서 신구장에서 뛰는 선수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새 안방에서 달라진 한화의 야구를 보여주기 위해 한화는 완성도 높이기에 돌입한다. 지난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귀국한 뒤 곧바로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올랐고 KBO 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새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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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가운데) 호주 멜버른 1차 캠프를 마무리하며 선수단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