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되찾았는데' 고우석, 충격적 손가락 골절... KBO 복귀 수순? 아직은 더 기회 있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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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20일 마이애미 유니폼 촬영을 했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에서 살아 남기 위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서는 고우석(27·마이애미 말린스)에게 커다란 악재가 닥쳤다. 지난해 구속 저하가 하나의 문제였다는 이번엔 그보다 더 뼈아픈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서 마이애미를 맡고 있는 크리스티나 니콜라는 20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우석이 오른손 검지 골절상을 당했다. 최소 2주 후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마이애미 지역지 마이애미 헤럴드의 이삭 아조트는 "고우석은 웨이트 트레이닝실에서 드릴 훈련과 섀도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가 자주 하던 운동인데 이번에는 훈련을 마친 후 손가락에 무언가를 느꼈다고 한다"며 "특정 그립을 잡을 때마다 계속 불편함을 느꼈고 앞으로 몇 주 후 다시 검진 받을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고우석은 2019년 35세이브를 올리며 LG의 특급 클로저로 자리매김한 뒤 5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고 특히 2022년엔 61경기에서 60⅔이닝을 뿌리며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48을 기록했다. 생애 첫 구원왕에 올랐고 미국 진출을 꿈꿀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23년엔 아쉬움을 남겼다. 부상이 겹쳐 44경기 44이닝만 소화했고 3승 8패 15세이브 ERA 3.68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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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서울시리즈를 위해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고우석.
제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고우석은 미국 진출 뜻을 굽히지 않았다. 포스팅 마감을 코앞에 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손을 건넸고 2+1년, 최대 940만 달러(134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에서 포스팅을 거쳐 빅리그 진출을 이뤄낸 7번째 선수가 됐다.

마침 좋은 기회를 맞았다. 김하성이 동료가 됐고 샌디에이고가 서울에서 LA 다저스와 개막전을 치르게 된 것. 익숙한 환경에서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크나 큰 부진에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개막 시리즈를 위해 한국까지 동행했던 터라 더욱 뼈아팠다.

이후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고우석은 좀처럼 KBO리그 시절 구속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5월초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를 데려오려는 샌디에이고에 의해 4대1 트레이드 때 4명 매물 중 하나로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마이애미가 지난해 성적을 기대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고우석은 좀처럼 쉽게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5월말 DFA(방출대기) 처리돼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됐다.

더블 A로 강등된 고우석은 반전을 노렸다. 9월 들어 구속을 되찾아가기 시작했고 150㎞ 중반대 공을 뿌렸다. 다만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게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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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샌안토니오에서 투구하는 고우석. /사진=샌안토니오 미션스 SNS
미국 첫 시즌 마이너리그 성적은 44경기 52⅓이닝 동안 4승 3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ERA) 6.54로 높았다. 피안타율은 0.306, WHIP(이닝당 출루허용)도 1.72였다. 트리플A에선 16경기 2승 무패 1홀드 ERA 4.29였으나 한 단계 낮은 더블A에서 28경기에서 2승 3패 3홀드 3세이브 ERA 8.04로 더 부진했다.

스스로 부족함을 크게 느꼈던 지난해였다. 고우석은 지난해 11월 30일 KBO 유소년 의무세미나에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네기 위해 홍창기(LG)와 함께 찾은 고우석은 "구속은 결코 한 번에 급성장하지 않는다. 튜브 운동 혹은 팔굽혀 펴기 등 다양한 부상 방지 운동을 병행해야만 한다"며 "강속구를 던지려면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KBO 복귀 이야기도 나왔지만 고우석은 1년 더 도전하기로 했다. 지난해 연봉 175만 달러(25억원)를 받은 고우석은 올해는 50만 달러가 늘어난 225만 달러(32억원)를 받는다. 국내에 복귀하더라도 단일 시즌 연봉으로 받기 쉽지 않은 금액이다.

더구나 스스로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는 시즌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시즌 재도전을 선택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시즌 막판 구속도 되찾았기에 자신감 있게 '한 번 더'를 외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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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지난해 펜서콜라 소속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사진=펜서콜라 블루 와후스 SNS
문제는 부상이다. 또 다른 매체 마이애미 헤럴드의 소식통에 따르면 고우석은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고우석은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 도중 몇 차례 손동작을 완료한 뒤 그의 손가락을 다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특정 그립 동작이 그를 다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루 전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촬영에 나섰던 고우석이다. 올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을 것이기에 안타까움을 키운다.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파크에서 열리는 2025시즌 마이애미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구단의 부름을 받았지만 제대로 능력을 보여주기도 전에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최대한 빠르게 부상에서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는 지난해 막판 끌어올린 구속 수준을 보여주며 국내에서 펼친 경기력을 뽐내야 한다. 그 다음은 하늘의 뜻에 맡길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과정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후회가 크게 남을 수 있다.

마이애미는 오는 2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을 시작으로 3월 25일 뉴욕 양키스전을 끝으로 시범 경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시범 경기 기간 절반 가량을 휴식과 재활로 날려야 할 상황이지만 아직 절망하기엔 이르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럼에도 올 시즌 내내 다시 한 번 빅리그 콜업을 노려볼 수 있다. 그런 다음에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KBO 복귀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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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고우석.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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