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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다저스-시카고컵스전이 21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열렸다. 오타니가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오타니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벡 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시카고 컵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에서 최근 와인드업을 시도하는 이유를 밝혔다.
2023년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올 시즌 투수로서 복귀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주루 도중 왼쪽 어깨 탈골 부상으로 복귀 시점이 5월로 늦춰졌으나, 오타니의 재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 16일 첫 불펜 피칭에서 최고 시속 151㎞의 빠른 공을 던졌고 현재까지 두 번의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공 하나가 끝날 때마다 자신의 투구 영상을 보거나 코치진의 피드백을 받는 모습이 잡혔다.
오타니는 "과거에도 부상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복귀한 경험이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건 각 단계에서 실제 느낌을 확인하는 것이다"라며 "지난 두 번의 불펜에서 꽤 강한 강도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다음 불펜 피칭 때는 한 단계 더 끌어올리려 한다. (영상을 통해) 투구의 감각과 실제 움직임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강도를 높이면서 투구 감각에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다저스가 공식 SNS에서 오타니가 "노모"라는 말과 함께 글러브를 끼고 두 팔을 들어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됐다. 다저스 대선배이자 일본인 메이저리거들의 우상과 같은 노모 히데오의 와인드업 동작을 흉내 낸 것이었다. 노모는 특유의 와인드업에서 시작되는 토네이도 투구폼으로 양대 리그 탈삼진 1위, 노히트 노런 등 여러 업적을 쌓으며 12시즌 동안 123승을 거뒀다. 다저스에서는 7시즌 동안 81승 66패 평균자책점 3.74의 성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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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운데)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열린 2025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첫 라이브 피칭을 진행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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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 히데오(왼쪽)와 그의 투구폼을 따라하는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공식 SNS 갈무리 |
단순히 재미 삼아 따라 한 것이 아니었다. 실전에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타니는 "그동안 나는 세트 포지션에서 공을 던졌다. 하지만 선수로서 더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고, 타격뿐 아니라 투구에서도 여러 가지를 실험하며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이룰 데로 다 이룬 오타니조차 발전과 성장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후 메이저리그 7시즌 동안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며 놀라운 업적을 쌓았다. 타자로서 86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2(3119타수 878안타) 225홈런 567타점 145도루, 출루율 0.371 장타율 0.575 OPS 0.945를 마크했다. 투수로서도 86경기 선발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481⅔이닝 608탈삼진을 적어냈다.
놀라운 활약에 데뷔 첫해부터 메이저리그 신인왕을 수상했고, 이후 3번의 MVP와 실버슬러거를 받았다. 특히 2021년, 2023년, 2024년 받은 3번의 MVP 모두 만장일치로 이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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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다저스-시카고컵스전이 21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열렸다. 김혜성이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고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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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LAD)가 17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훈련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오타니가 이러니 김혜성도 KBO 3할 타자의 자존심을 깔끔하게 버릴 수밖에 없다. 김혜성 역시 KBO 통산 8시즌 간 95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을 기록했다. 특히 2020시즌부터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2021년 유격수 골든글러브,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는 2루수 골든글러브를 각각 수상했다. 유격수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모두 수상한 선수는 KBO 리그 역사상 김혜성이 유일하다. 수비 또한 준수해서 2023년 신설된 KBO 수비상 2루수 부문에서도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1월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5억 원) 계약을 체결하고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는 모든 걸 바꾸고 있다. 이렇게 타격과 관련해 크게 변화를 준 건 4년 만이다. 야구라는 게 확률의 스포츠다 보니 (안타)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스윙으로 바꾸고 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8년을 쌓아온 성과를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만장일치 MVP조차 발전을 말하는 다저스 팀 문화에 김혜성은 기꺼이 웃음으로 변화를 받아들였다. 김혜성은 "무조건 변화가 있을 거라 예상했다. 왜냐하면 나는 내 문제점을 알고 있었고 다저스가 워낙 좋은 시스템을 가진 팀이다 보니 내 문제점을 잘 해결해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부분이 딱 맞아떨어져서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