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MVP 품격' 오타니, 잠깐 스친 인연에도 "안타깝고, 감사했다"... 日 인기 마스코트 담당자 사망에 애도 [글렌데일 현장]

글렌데일(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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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다저스-시카고컵스가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열렸다. 오타니가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직접 뵌 적은 없지만..."

과연 7억 달러(약 1조 38억 원) MVP다운 품격이었다. 메이저리그(ML)에서 뛰는 그와 크게 상관없는 질문이었지만,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는 크게 당황하지 않고 잠깐 스친 인연을 떠올리고 그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오타니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벡 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시카고 컵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에서 "쓰바쿠로 담당자분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랐다. (일본프로야구의) 대표적인 마스코트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분이라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의 죽음에) 매우 안타깝습니다"라고 답했다.

지난 19일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금까지 쓰바쿠로를 담당했던 직원이 돌아가셨습니다. 지금까지 구단 마스코트를 성장시킨 그의 업적에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담당자의 건강 악화 발표 이후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많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활동은 당분간 중단됨을 알리며, 고인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따뜻하게 보살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제비를 모티브로 한 쓰바쿠로는 1994년 4월 9일 한신 타이거스와 경기에서 처음 등장했다. 마스코트임에도 거침없는 행동과 야쿠르트에 대한 애정을 선보이며 NPB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성장했다. 2008년 7월 10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에서는 일본프로야구 마스코트 사상 처음으로 1000경기, 2022년 8월 5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는 2000경기를 돌파해 그 자체로 역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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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마스코트 쓰바쿠로(왼쪽)가 지난 2022년 야쿠르트 스왈로스 구단 사무실에서 대리인을 맡은 도아라와 함께 FA 계약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도아라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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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다저스-시카고컵스가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열렸다. 오타니(가운데)가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괴짜다운 행동으로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전 세계 마스코트 역사상 처음으로 FA를 선언했고, 선수처럼 두 번의 연봉삭감 후 2021년 두 번째 FA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때 에이전트로 또 다른 NPB 인기 마스코트 도아라(주니치 드래곤스)를 선임해 이색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당시 일본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쓰바쿠로에게 100개 이상의 기업이 러브콜을 보내 인기를 입증했다.

쓰바쿠로를 잡기 위해 다카쓰 신고 야쿠르트 감독, 주장 야마다 테츠토, 구단 레전드 아오키 노리치카 등이 영상 편지를 보냈다. 여기에 에이전트 도아라의 조언과 팬들의 요청이 더해져 결국 야쿠르트에 잔류하는 등 선수 못지않은 스토리텔링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연봉 6만 엔과 모기업의 야쿠르트 음료 등을 무제한 제공받는 조건에 재계약해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6일 구단으로부터 쓰바쿠로의 건강이 악화했다는 발표가 나와 우려를 샀고, 결국 그라운드로 복귀하지 못했다. 쓰바쿠로 담당자의 사망에 야쿠르트 마무리 투수 다구치 가즈토가 "나와 함께 해줘서 정말 감사했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라고 말하는 등 구단 관계자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오타니와는 직접적인 인연이 없다. 쓰바쿠로가 뛰었던 야쿠르트는 NPB 센트럴리그 소속이었고, 오타니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퍼시픽리그의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활약해 교류전 외에는 볼 일이 없었다. 간혹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경기 때 NPB 마스코트들이 응원전을 펼칠 때가 있는데, 이조차 오타니는 2015 프리미어12,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두 차례 참가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그 잠깐의 순간을 떠올리고 기억했다. 오타니는 "대표팀 활동 중에 잠깐이라도 함께할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유쾌한 존재였다"라고 추도의 뜻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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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마스코트 쓰바쿠로(왼쪽)가 야쿠르트 스왈로스 구단과 2024년 연봉 계약을 맺었다. /사진=야쿠르트 스왈로스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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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다저스-시카고컵스가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열렸다. 오타니가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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