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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2026 WBC 예선에서 대만을 꺾었다. /사진=WBC 공식 SNS |
대만은 21일 대만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스페인 야구 대표팀과 2026 WBC 예선 라운드 A조 경기에서 5-12로 패배했다.
이날 대만은 지난해 신인인 언더핸드 천위홍을 깜짝 선발로 내세웠다. 보기 드문 잠수함 유형에 중남미 출신이 많은 스페인 타자들이 겪으리라는 의도로 풀이됐다. 하지만 1회 초 2사 1루에서 헤수스 우스타리스의 2루타와 러스버 에스트라다의 적시타가 나오며 2점을 선취했다.
결국 대만은 천위홍을 1이닝 만에 내리고 루융전(라쿠텐)을 투입했다. 그러나 3회 초 스페인은 완더 엔카나시온의 안타와 우스타리스의 2루타로 1사 2, 3루 기회를 잡았고, 여기서 에스트라다가 다시 한번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4-0으로 달아났다.
대만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이어진 3회 말 공격에서 전 메이저리거 장위청(푸방)이 스페인 선발 엘리안 레이바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터트리면서 2점 차로 추격했다. 이후 다시 1, 2루 찬스를 잡았으나, 후속 타자들이 바뀐 투수 라몬 로쏘에게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 동점 기회는 놓치고 말았다.
위기를 넘긴 스페인은 경기 중반 타선이 폭발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스페인은 5회 초 대만 4번째 투수 우유청(타이강)에게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든 뒤 에디슨 발레리오의 2타점 적시타로 도망갔다. 이어 2아웃 이후에는 연속 밀어내기와 엔카나시온의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5회에만 무려 6점을 올렸다.
스페인은 6회 초에도 가브리엘 리노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10점 차까지 달아났다. 대만은 7회 1점, 9회 2점을 올리며 추격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고, 그대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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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대표팀. /사진=WBS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대만은 최근 유망주들이 과감하게 미국 진출을 택하면서 발전을 이뤘고,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는 예선 라운드에서 상대전적이 밀렸던(16승 26패) 한국을 꺾었고, 결국 결승에서 일본을 4-0으로 누르면서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여기에 대회를 앞두고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경기(2월 12~13일)에서도 2연승을 달리면서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이런 기대감 속에 경기가 열린 타이베이돔에는 무려 3만 5325명의 관중이 찾아와 열띤 응원을 펼쳤다. 하지만 돌아온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스페인전 패배였다.
대만 야후 스포츠에 따르면 정하오쥐 대만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패배한 건 사실이다. 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이기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 스페인이 전반적 경기력이 좋았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내일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것이다"고 했다.
이로써 대만은 본선 직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 예선에서 조 1위만 본선으로 올라가고, 각 조의 2, 3위가 플레이오프를 통해 남은 자리에 오르기 때문이다. 이제 대만은 남은 경기를 모두 잡으면서 스페인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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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오쥐 대만 대표팀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