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떠난' 켈리, 아직도 韓 잊지 못했다 "내 친구 김광현, SSG 캡틴 축하해" [美 단독 인터뷰]

스코츠데일(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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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SK 와이번스 투수이자 현 애리조나 투수 메릴 켈리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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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시절 메릴 켈리.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제 어엿한 7년차 메이저리거가 됐건만, 메릴 켈리(37·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마음에는 아직도 한국이 남아 있었다.


켈리는 지난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단독으로 만나 한국 팬들에게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과 함께 기자를 반긴 켈리는 "이렇게라도 한국 팬 여러분과 다시 만나게 돼 정말 기분 좋다. 여러분이 내 여정을 여전히 지켜봐 주고 계신다니 정말 기쁘다. 그런 만큼 여러분께 (계속해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인사를 남겼다. 이어 "특히 SSG 캡틴이 된 내 친구 김광현(37)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켈리는 KBO 리그 외국인 선수 역사를 바꾼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인 20214년까진 메이저리그 무대를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평범한 트리플 A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5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통해 KBO 리그에 발을 디디면서 그의 인생은 역전됐다.


한국 마운드를 밟은 만 26세의 젊은 미국 청년은 투구 레퍼토리의 변화와 기량의 발전으로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투수가 됐다. KBO 4시즌 통산 119경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도 해냈다. 이러한 성과를 발판 삼아 2019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구단 옵션 2년이 딸린 2+2년 최대 1450만 달러(약 209억 원) 계약을 체결하며 금의환향했다.

애리조나 입단 당시만 해도 기대치는 기껏해야 4선발 정도였다. 그러나 켈리는 빅리그 첫해부터 애리조나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풀타임을 소화하며 사실상 1선발 역할을 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했고 애리조나는 2년 구단 옵션을 모두 실행한 데 이어 2022시즌을 앞두고는 2023년부터 시작되는 2+1년 2500만 달러(약 360억 원)의 연장계약을 안겨줬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미국 대표팀에 승선해 결승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해 말에는 애리조나를 월드시리즈까지 진출시키고 유일한 1승을 그의 손으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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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의 메릴 켈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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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켈리가 2023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결승전에서 미국 대표팀의 선발 투수로 나서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켈리의 성공 이후 변화와 재기를 꿈꾸는 미국 마이너리그 투수들에게 KBO리그는 기회의 땅이 됐다. 실제로 드류 루친스키(37·은퇴), 에릭 페디(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KBO 리그에서 지배적인 활약을 한 후 좋은 조건으로 금의환향하는 선수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이어서 올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게 된 로건 앨런(28) 역시 애리조나 시절 동료 켈리의 조언과 성공 사례를 듣고 한국행을 결정한 케이스다.

이에 켈리는 "정말 자부심을 느낀다. 내가 한국에 처음 갔을 때만 해도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어린 선수가 나였다(당시 만 26세). 그랬던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니 기분 좋다. 페디 같은 선수들이 KBO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그로 돌아오는 걸 보면 내 여정이 누군가에게 동기부여가 됐다는 사실이 큰 보람으로 다가온다"고 미소 지었다.

한국과 KBO리그는 켈리에게 여전히 좋은 추억이었다. 2년 전 한국 취재진과 만나 "한국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한국에 간 것은 내 인생 최고 결정"이라고 말했던 그는 이번에도 역시 "한국은 경기 수준, 관중들의 열정, 그리고 팬들의 응원 방식 등 모든 면에서 큰 도전이자 배움의 기회였다. 한국 팬들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열정적이었고, 2만 명 넘는 관중들 앞에서 뛰었던 경험은 더 큰 경기장과 더 치열한 경기(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BO 리그에 도전하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열린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문화, 언어, 음식 등 모든 것이 다르다. 그 모든 차이를 받아들이면 한국도 따뜻하게 받아줄 것"이라고 후배 외국인 선수들에게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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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켈리가 2023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키움-애리조나 합동 훈련에서 피칭을 마친 후 키움 더그아웃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켈리는 올 시즌 후 자신의 첫 FA를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6년간 빅리그 통산 140경기 53승 44패 평균자책점 3.82, 824⅓이닝 744탈삼진을 기록했지만, 성적에 비해 거액의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첫 2+2년 1450만 달러 계약을 모두 실행하고 2023시즌을 앞두고 2+1년 2500만 달러 연장계약을 체결한 탓에 FA로 나서지 못한 것. 더욱이 지난해 어깨와 햄스트링 부상으로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고, 2026년 3월에는 다시 WBC가 있어 동기부여는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하다.

켈리는 "지난해는 내게 좀 특별한 해였다. 처음으로 큰 부상을 겪었고 시즌 중 가장 오랫동안 결장했다. 재활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결국 돌아와 건강하게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며 "또 이번 오프시즌에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아들이 태어나 이제 두 아이의 아빠로서 삶을 배우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

그러면서 "FA나 WBC 같은 부분은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현재 목표는 애리조나 선수로서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잘 준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나는 계속해서 애리조나에 남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그 결정은 내 손에 달린 건 아니다. 시즌 후에 미래에 대해 다시 논의해 보려 한다. 지금은 애리조나의 승리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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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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