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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야구 대표팀이 21일 열린 스페인과 2026 WBC 예선 라운드 패배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만 야구 대표팀 공식 SNS |
대만은 23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의 타이베이돔에서 니카라과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라운드 A조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현재 대만은 이번 예선에서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A조에서 가장 전력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았던 대만이 패배를 당했다는 점에서 예상 밖의 결과다. 특히 21일 스페인과 첫 경기에서 5-12로 대패한 것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A조 네 팀 중 대만은 가장 높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을 기록 중이다. 다른 3팀 중 가장 높은 니카라과가 16위였고, 스페인이 24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31위였는데, 대만은 무려 2위였다. 여기에 지난해 WBSC 프리미어12에서는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대만은 스페인을 상대로 지난해 신인인 언더핸드 천위홍을 깜짝 선발로 내세워 혼란을 주고자 했다. 하지만 1회부터 스페인은 2점을 선취하며 분위기를 잡았다. 이어 3회에는 1사 2, 3루에서 헤수스 우스타리스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터트리며 4-0까지 달아났다. 그나마 대만은 3회 말 전 메이저리거 장위청의 투런포가 나오며 다시 2점 차로 따라갔다.
하지만 대만은 5회 수비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스페인은 5회 초 대만 4번째 투수 우유청에게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든 뒤 에디슨 발레리오의 2타점 적시타로 도망갔다. 이어 2아웃 이후에는 연속 밀어내기와 엔카나시온의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5회에만 무려 6점을 올렸다. 스페인은 6회 초에도 가브리엘 리노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콜드게임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대만은 7회 말 한 점을 올리며 겨우 콜드게임을 피하게 됐다. 이어 9회 말에도 2점을 올렸으나, 이미 경기를 뒤집기에는 너무나도 모자란 시간이었다. 결국 대만은 역사상 처음으로 스페인에게 야구로 패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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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2026 WBC 예선에서 대만을 꺾었다. /사진=WBC 공식 SNS |
이에 대만 언론에서는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됐다. WBC는 만약 두 팀 이상이 승률이 같으면 승자승을 따지고, 세 팀에서 물고 물리게 되면 팀 간 최소 실점률을 따지면 된다. 23일 열린 스페인과 남아공의 경기가 스페인의 9-1 승리로 끝나며 남아공은 0승 3패로 탈락했고, 나머지 세 팀은 최소 플레이오프 진출은 확정됐다.
대만 산리 뉴스 네트워크에 따르면 스페인의 승리로 인해 대만이 조 1위로 직행하는 시나리오는 사라졌다. 니카라과를 상대로 승리하게 된다면 세 팀이 모두 2승 1패가 되는데, 스페인전에서 7점 차로 패배하면서 1위가 되기는 어렵게 됐다. 만약 니카라과전에서 패배하면 니카라과가 3전 전승으로 본선에 진출하고, 대만은 스페인과 함께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본선 직행이 아닌 어떤 결과든 대만의 현재 상황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대만은 3달 전인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 우승으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이 한층 더 올라간 상황이다. 여기에 세계랭킹에서도 차이가 나는 팀이 즐비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대만 야후 스포츠에는 "세계를 정복하려면 남한테 의존해선 안된다", "2년 연속 복권에 당첨돼 자동차를 얻을 확률과 (본선 직행) 비교하면 어떤 게 더 높을까", "스페인전에서 너무 크게 져서 결과가 확정됐다" 등 대만 팬들의 댓글이 달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