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Y '수염 금지' 없애면 뭐하나, 1조원 사나이 떠나보낸 '짠돌이 정책' 아직도 남았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2.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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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 유니폼. /AFPBBNews=뉴스1
50년 가까이 유지한 '수염 금지 조항'을 전력 강화를 위해 폐지했던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아직도 없애지 않은 정책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매체 팬사이디드는 24일(한국시간) "양키스가 수염 금지 정책을 없앤 건 올바르게 나아가고 있다"면서도 "후안 소토가 싫어했던 조항에 대해서는 아직도 그대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할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아버지이자 전 구단주였던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1976년에 도입한 기존의 정책을 변경해 '단정한 수염'은 기를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키스는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1973년 양키스를 인수한 뒤 지금까지 콧수염을 제외하고는 선수들이 수염을 기를 수 없도록 제한했다. 턱수염을 길게 기르던 선수들도 양키스에 입단하면 면도를 해야만 했다. 이른바 '동굴맨'으로 유명했던 자니 데이먼(52)도 덥수룩한 수염을 깎았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52)도 2010년 양키스 입단 당시 스프링캠프 합류와 함께 턱수염을 정리하고 등장했다.

심지어 양키스 주장 출신의 돈 매팅리(64) 전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은 자신이 현역 시절 수염을 길렀다 출전정지 벌칙을 받은 적이 있었음에도 마이애미 사령탑에 오른 후에는 선수들에게 면도를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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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왼쪽)에는 턱수염을 길렀던 박찬호는 양키스 이적 후 깔끔하게 면도를 하고 뛰었다. /AFPBBNews=뉴스1
당연히 반발은 있었다. 지난 2018년 트레이드를 통해 양키스로 이적한 '해적선장' 앤드류 맥커친(39)은 구단을 떠난 후 2020년 인터뷰에서 "(레게) 머리카락을 자르는 건 힘든 일이었다. 그 규정은 개성을 사라지게 만든다"며 양키스의 미용 규칙을 비판했다. 지난해 입단한 알렉스 버두고(29) 역시 입단 당시 고등학교 시절 이후 면도를 한 적이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해 다소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이에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는 지난 2022년 "여기는 군대가 아니다. 현대로 올수록 선수들이 신발 등으로 개성을 드러내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해병대처럼 머리를 깎는 것과 우승은 관계가 없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당장 규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3년 마무리 투수인 브라이언 윌슨은 양키스의 러브콜에 수염을 깎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결국 영입전에서 철수했다. 이렇듯 양키스의 면도 규칙은 전력 강화에 있어 발목을 잡았고, 결국 49년 만에 이를 없앴다.

하지만 팬사이디드는 "스타인브레너는 오래된 정책 때문에 FA(프리에이전트) 선수를 잃을까봐 두려웠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해당 정책으로 선수들이 양키스를 피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체가 지적한 건 뜻밖에도 '스위트룸 거부'였다. 이는 지난 시즌 양키스를 떠난 후안 소토(27)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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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소토. /AFPBBNews=뉴스1
소토는 지난해 12월 양키스의 지역 라이벌 뉴욕 메츠와 15년 총액 7억 6500만 달러(약 1조 920억원) 계약을 맺었다. 양키스 역시 16년 7억 6000만 달러(약 1조 852억 원)라는 만만찮은 제안을 했지만, 소토는 메츠를 선택했다.

또다른 매체 뉴욕 포스트는 당시 "메츠는 홈구장 시티 필드의 럭셔리 스위트룸과 홈 경기 프리미엄 티켓 4장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원정경기의 가족들에 대한 보안 서비스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시티 필드의 스위트룸은 한 경기에 최대 1만 3000달러(약 1856만 원)를 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을 소토를 위해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양키스는 홈구장 스위트룸 무료 제공을 거부했다. 매체는 "슈퍼스타 애런 저지도 돈을 냈고, 심지어 데릭 지터도 마찬가지였다"며 "이런 사실 때문에 소토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키스는 '할인'이라는 절충안을 내놨으나, 끝내 무료 제공은 거부했다고 한다.

팬사이디드는 "지금 선수들과 미래의 FA 선수들은 그런 부분을 소중히 여긴다"며 "메츠나 LA 다저스 같은 경쟁자들은 스위트룸 제공에 별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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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필드의 스위트룸.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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