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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
과연 절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인정한 재능이었다. LA 다저스 김혜성(26)이 급조한 타격폼에도 자신의 강점을 100% 살려 메이저리그(ML) 첫 안타를 신고했다.
김혜성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5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이로써 김혜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 타율 0.167(6타수 1안타) 출루율 0.375가 됐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혜성은 4회말 1사 후 1번 타자 무키 베츠의 타석에서 대타로 나왔다. 샌디에이고 투수 에두아니엘 누녜스와 상대한 그는 시속 97.1마일(약 156.3㎞)의 빠른 공을 잡아당겼다.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굴러간 공을 1루수 개빈 시츠가 잡아 베이스커버를 들어오는 투수에게 송구했지만, 김혜성의 발이 더 빨랐다.
강속구에도 거침없던 콘택트와 자신의 강점인 빠른 발을 모두 활용한 안타였다. 이 안타로 김혜성은 앞선 2경기 4타수 무안타 침묵을 깨고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 안타를 만들어냈다. 후속 타자 토미 에드먼과 마이클 콘포토가 각각 루킹 삼진과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첫 득점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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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이 내야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후에도 김혜성의 활약은 계속됐다. 그대로 유격수로 수비에 들어간 김혜성은 6회말 2사 2루에서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두 번째 출루에 성공했다. 상대 투수 프란시스 페냐의 공이 워낙 날리는 통에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어진 폭투에는 빠르게 2루까지 도달했으나, 또 한 번 후속타 불발로 홈은 밟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만능 유틸리티로서 재능을 뽐냈다. 7회초부터는 전 경기에 이어 또 한 번 중견수로 자리를 바꿔 테스트받았다. 8회초 1사에서 시속 146.8㎞로 날아오는 클레이 던간의 타구를 직선타 처리했고 8회말 무사 1, 2루에서 마지막 타석에 섰다. 좌완 오스틴 데이비스를 상대로 끈질겼다. 스위퍼와 커터 위주의 피칭을 위주로 한 데이비스를 상대로 1구째 바깥쪽 스위퍼와 3구째 커터에 헛스윙하는 등 고전했다. 비록 파울팁 삼진으로 끝났으나, 몸쪽을 파고드는 스위퍼 2개는 지켜보거나 걷어내면서 상대 구질을 파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8년간 KBO 통산 3할 타율을 만든 타격폼을 버리고 이번 겨울 동안 급조한 폼으로 낸 성과라 긍정적이다. 김혜성은 동산고 졸업 후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해 통산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를 마크했다. 하지만 다저스 입단 후 모든 걸 다 바꾸겠다는 각오로 타격과 수비에서 변화를 줬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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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
스프링캠프 라이브 배팅에서 크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음에도 지난해 월드시리즈(WS) 우승팀 다저스는 한없이 긍정적이었다. 애런 베이츠(41) LA 다저스 타격코치는 지난 17일 스프링캠프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스윙 궤적과 관련해 몇 가지 조정을 거치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영상을 통해 꼼꼼하게 분석했고 타격 스타일과 어프로치를 파악했다. 지난 며칠간 몇 가지 바꿔봤는데 아주 빠르게 적응하고 있고 그 점이 인상적이었다. 본인의 몸을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손 감각이 좋다"고 칭찬했다.
이어 "(경기 내) 파워는 좋은 스윙과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히는 능력에서 나오는데 그의 신체적 능력을 보면 충분히 강한 공을 칠 수 있는 힘이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콘택트 능력이고, 그게 김혜성의 가장 큰 무기"라며 "KBO에서처럼 좋은 공을 놓치지 않는다면 그의 스킬 셋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강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KBO 최고의 콘택트 히터이자 절친 이정후도 인정한 김혜성의 타격 스킬이다. 이정후는 18일 샌프란시스코 훈련 후 인터뷰에서 "(김)혜성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우리 또래 중에서 타격에 있어서 정말 최고였다. 이영민 타격상도 받았고, 타격이나 수비에서 내가 야구적으로 더 말할 것이 없는 선수"라며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동양인 내야수는 메이저리그에서 힘들 거라는 편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김)하성이 형이 할 수 있다는 걸 먼저 보여줬다. (김)혜성이랑 나도 잘해서 그런 편견을 깨고 우리 같은 선수(콘택트가 뛰어난 타자)가 더 많이 도전할 수 있게끔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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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LAD)가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김혜성이 수비 특훈을 마친 후 애런 베이츠 코치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