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입대' 기회 포기한 국대 좌완, 팔꿈치 부상 딛고 실전무대 순항... "144G 완주" 목표 이루나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2.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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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이 13일 대만 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군 입대까지 미룬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기대주' 김진욱(23)이 꾸준히 실전에 나서며 몸을 만들고 있다.

김진욱은 올해 롯데가 스프링캠프에서 가진 4번의 연습경기 중 두 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 대표팀과 경기에서는 선발투수로, 18일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태평양 국제야구센터에서 열린 중신 브라더스와 게임에서는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첫 게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인 김진욱이었다. 1회부터 볼넷 2개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고, 두 타자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겨우 막았다. 하지만 2회 들어서도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뒤이어 등판한 박진이 희생플라이와 병살타로 막아냈지만 김진욱은 1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신전은 위기 속에서도 실점 없이 넘어갔다. 4회 마운드에 올라온 김진욱은 유격수 뜬공-중견수 뜬공-삼진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후 5회에는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후 2아웃을 잡았으나 다시 4구를 허용했다. 그래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2이닝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두 경기에서 김진욱은 다소 제구가 흔들렸고, 패스트볼 최고 구속도 시속 141km까지 나오는 데 그쳤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 이후 재활을 거쳤던 그가 별 탈 없이 실전 마운드에서 투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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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앞서 김진욱은 지난 시즌 종료 후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다. 수술까지는 가지 않아도 됐지만, 당초 예정됐던 상무 야구단 입대를 두고 고민을 이어갔다. 당시 롯데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김진욱의 상태를 언급하며 "본인도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면서 "크게 아픈 건 아니지만 타이밍이 애매하다"고 했다.

결국 김진욱은 입대를 3일 앞둔 지난해 11월 입대 연기를 결정했다. 롯데 구단은 "부상으로 인해 입대 취소를 신청했다"며 그가 왼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부상을 당하고도 상무 야구단에 입대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김진욱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건 지난 시즌의 활약 때문이었다.

김진욱은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출발한 후 5월 말 1군에 올라왔다. 이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19경기, 84⅔이닝 동안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나균안(27)과 이인복(34) 등 하위 선발 자원이 흔들릴 때 김진욱은 굳건히 버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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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특히 김진욱은 고질병이던 제구에서 발전을 보였다. 2023시즌까지 그는 통산 9이닝당 볼넷이 7.9개로 많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선발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잠재력이 완전히 꽃피우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은 것도 바로 이 제구 난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9이닝당 볼넷이 4.7개로 감소했고, 9이닝당 탈삼진도 9.3개로 개인 평균(9.2개)과 비슷했다.

김진욱은 자신의 변화에 대해 "내가 던진 공이 볼이 되든 스트라이크가 되든 미련 갖지 않고 다음 공을 던지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결과가 잘 나와서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과거에는 볼카운트가 불리하면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는 그는 "개의치 않아 하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 김진욱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피지컬을 보완해서 144경기를 완주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경기 안에서도 기복이 있어서, 내년에는 기복 없이 해야 될 것 같다"고도 했다.

만약 김진욱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29), 찰리 반즈(30)와 함께 3명의 좌완투수가 선발진을 꾸리게 된다. 과연 김진욱은 '왼손 트리오'를 꾸려 풀타임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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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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