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백수아파트' 스틸컷 |
25일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백수아파트'의 배우 경수진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백수아파트'는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백수 거울이 새벽 4시마다 아파트에 울려 퍼지는 층간 소음의 정체를 찾기 위해 이웃들을 조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코믹 추적극. 경수진은 24시간이 모자란 오지라퍼 거울 역을 맡았다.
주인공 거울은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 나서서 해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불굴의 '오지라퍼'다. 경수진은 "영화에서도 백수가 제일 바쁘다고 나오지 않나. 사소한 것까지 신경쓰고, 추리력까지 더해질 때 시너지가 오지랖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다. 백수라고 무미건조한 게 아니다. 또 감정의 변화가 너무 과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면서도, 오버스럽지 않고, 진지한 면이 잘 묻어나야 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완급 조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하면 백수보다는 가정주부에 가깝다. 동생의 아기를 돌보면서, 제가 봤을 때는 집안일을 하는 가정주부에 가깝지 않았나 싶다"면서 극 중 남매의 관계에 대해 "저는 형제나 남매, 자매의 관계는 후천적인 게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남매 간은 겉으로는 잘 표현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극 중에서는 부모님이 다 돌아가셨고, 남동생이기 때문에 모성애가 더 컸던 것 같다. 남동생이 아닌 큰아들 같은 느낌으로 자녀들을 돌보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벌과 민낯 촬영에 대한 질문에는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경수진은 "옷을 여러 번 갈아입었는데 빨간 조끼의 임팩트가 커서 단벌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면서 "민낯으로 촬영하지도 않았다. 유튜브에서도 그 부분이 이슈다. 저는 1시간 공들여서 메이크업 했고, 자연스럽게 잘 해주셨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경수진은 본인에 대해 "투명한 유리막 같은 배우"라고 했다. 그는 "인간 경수진이 진정성 있게 살아야만 배우 경수진에게서도 그 모습이 나온다는 생각을 한다. 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배우를 한다. 그러면서 상대방과 같이 공유하고 나눴을 때 오는 재미가 크다. 저는 유리막 같은 배우다. 당연히 보여지긴 하지만 제 안의 공간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