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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NC 시절 드류 루친스키, 에릭 페디, 카일 하트.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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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외국인 선수들이 지난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린 2025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친 후 숙소에서 데이터 미팅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로건은 지난해 12월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4만 달러, 연봉 56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에 NC에 입단했다. 한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선정 유망주 전체 74위의 촉망받는 투수였고, 무려 6년을 버티며 빅리그 통산 45경기(선발 15경기) 124⅓이닝 5승 11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자기 루틴에 맞춰 개막전 준비를 하고 있을 만큼 잔뼈 굵은 베테랑이지만, 최근 그가 NC에 감탄한 일이 있었다. NC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에넥스 필드에서 펼쳐진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기 전 선수들과 데이터 미팅을 가졌다. 이번 스프링캠프에 한 대당 약 4000만 원 상당의 포터블 트랙맨만 2대를 들여온 NC는 선수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장기적인 육성 방향을 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부적으로는 마운드에서의 피칭 디자인과 선수 각자에게 맞는 효율적인 피칭 방법을 설정해 선수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었다.
외국인 투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 KBO 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는 타자들의 성향과 타석에서의 접근법이 상당히 다르다. 더욱이 로건은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0㎞ 중후반으로 빠르진 않으나, 스플리터, 커브, 스위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투수. 최근 미국 캠프에서 스타 뉴스와 만나 "난 마운드에서 굉장히 공격적이고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투수다. 많은 구종으로 타자들을 헷갈리게 한다"고 소개할 정도다.
그런 만큼 KBO 리그에서는 어떻게 싸워나가야 할지 나름의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가진 첫 데이터 미팅에서 그 고민을 한 번에 해결했다. 이용훈 NC 1군 메인 투수코치, 손정욱 NC 1군 불펜코치와 데이터 팀이 참석한 이 미팅을 마친 후 로건은 구단을 통해 "그동안 KBO 리그에서의 피칭에 대해 고민한 것이 있었다. 그 부분을 이번 데이터 미팅을 통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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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선수단이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로건이 훈련을 마친 후 스타뉴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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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용훈 코치(가운데)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에넥스 필드에서 펼쳐진 2025 NC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로건은 NC에 오기 전부터 한국 KBO리그에 관심이 많았던 선수다. KBO리그를 경험한 주위 친구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레 한국행을 결정한 케이스. 로건은 "메이저리그에서 같이 뛰었던 동료 중에 KBO를 경험한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카일 하트, 메릴 켈리 등이 아주 가까운 친구였고, 에릭 페디도 내게 한국과 KBO 리그에 대해 많은 말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애리조나에서 함께 뛰었던 켈리는 KBO에서 뛰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했다. 자신의 피칭 메커니즘을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는 말과 함께 한국행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그 부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자연스레 관심이 간 곳이 NC였다. NC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투·타 할 것 없이 좋은 외국인 선수를 배출하면서 '육성 명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는 한계를 느낀 투수들이 KBO 리그에서 발전을 이뤄내고 연이어 빅리그로 금의환향하면서 선수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2020년 NC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드류 루친스키(37)가 그 시작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21경기 53승 36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2022시즌을 마치고 애슬레틱스와 1+1년 최대 800만 달러(약 115억 원) 계약을 맺어 메이저리그로 향했다. 뒤를 이은 것이 페디다. 2023년 페디는 30경기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180⅓이닝 209탈삼진으로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으로 투수 3관왕에 올랐다. KBO 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동원상을 쓸어 담으며, 202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16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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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하트.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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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하트.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가장 최근이 하트였다. 하트는 26경기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9, 157이닝 182탈삼진으로 투수 골든글러브, 수비상, 탈삼진왕을 받고 최동원상까지 받았다. 하트도 이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1년 150만 달러(약 22억 원) 계약을 체결하고 빅리그로 복귀했다.
로건은 "특히 하트는 내게 강력하게 NC를 추천했다. 그래서 다음엔 KBO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트는 꾸준히 한국 생활이 너무 좋다고 했다. 그는 한국 팬들을 정말 사랑했고 한국 야구에도 애정이 있었다. 또 NC 구단 트레이너나 스태프들이 선수들을 정말 잘 관리해준다고 말해 그 부분이 꽤 인상적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페디와 하트가 이곳에서 잘했다는 걸 알고 있다. 그게 내가 NC행을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연달아 NC에서 잘했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 두 사람은 내가 NC행을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데이터 미팅은 그 변화의 시작이었다. 이용훈 코치는 "데이터를 활용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자 한다. 앳저 트로닉(영상) 및 수치 데이터(포터블 트랙맨)를 통해 각 선수의 강점을 더욱 극대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했다"며 "불펜 피칭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 팀과 선수들이 함께 일대일 미팅을 진행했다.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훈련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은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자발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데이터가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를 통해 선수들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