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아웃" 외친 팬들과 달랐다→축구인들 '85%' 압도적 지지... 본인도 놀란 완승 [선거 현장]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된 정몽규 신임 회장. /사진=뉴시스 제공

정몽규(63) 회장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하며 4연임에 성공했다. 축구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정몽규 회장은 2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 2층 다목적 회의실에서 진행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최다 득표를 획득, 다시 한 번 대한축구협회장으로 당선됐다. 이로써 정몽규 회장은 4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013년부터 제52~54대 축구협회장을 지냈고, 이번 당선을 통해 앞으로 4년 더 축구협회를 이끌게 됐다. 정몽규 신임 회장은 선거 당선 시점부터 오는 2029년 초 진행되는 정기총회까지 임기를 지낸다.


그야말로 축구인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번 선거에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신문선(67)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허정무(70)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등 3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체 선거인단 192명 중 183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정몽규 후보는 가장 많은 156표(85.2%)를 얻어 압도적인 격차로 당선에 성공했다. 허 후보는 15표, 신 후보는 11표를 기록했다. 무효표는 1표였다.

그동안 정몽규 회장을 향한 여론은 싸늘했다. 특히 팬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국가대표팀 A매치 홈 경기가 열릴 때면 관중석에서는 '정몽규 아웃!'이 터져 나왔다. 정몽규 회장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앞서 정몽규 회장은 2023년 3월 승부조작 축구인 기습 사면해 비난을 받았다. 또 지난 해 초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이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팬들도 분노했다.

하지만 축구인들의 마음은 팬심과 달랐다. 전국 시도축구협회장과 K리그1 대표이사, 전국연맹 회장 등 대의원, 선수, 지도자, 심판 등 축구인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대부분 정몽규 회장을 지지했다.


정몽규 회장이 전국을 돌며 축구인들을 직접 만난 것도 이번 선거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정몽규 회장 측은 "이번 선거운동 기간만 하더라도 비행기와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을 제외해도 1만 5천km 이상을 이동하며 선거인단을 만나고, 일정이 안되는 축구인들에게도 일일이 전화해 통화해 90%의 선거인단과 직접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된 정몽규(오른쪽) 신임 회장이 신문선 후보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당선 이후 정몽규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압도적인 지지에) 저도 놀랐다. 대한체육회 선거가 60% 정도였는데, 90%에 가까운 분들이 참여해주셨다"면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선수들, 감독들을 다 만났다. 축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가깝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앞으로도 축구인들을 찾아가서 더 열심히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정몽규 회장은 "여러 축구인을 만나보니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통인 것 같다. 그동안 축구인들을 만났지만 지금처럼 심층적으로 만난 적은 없었다. 축구협회가 그 분들의 목소리를 잘 듣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반은 해결한 것이다. 잘 들으면서도 급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고쳐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50% 득표의 '+1표'라는 목표로 달려왔다. 90%에 가까운 많은 분들이 이번 선거에 참여해줬고 지역별로, 젊은 선수들, 많은 감독들도 참여했다. 더 긴자되고 기대됐는데 모든 축구인들에게 맞게 더욱 더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몽규 회장은 "첫 번째 당선될 때는 역전승이어서 상당히 짜릿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모든 축구인들이 참여하는 축제였다. 의미가 더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축구팬들과 관계에 대해 "결국은 소통이다. 잘 풀면서 하나하나 오해를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