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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강원은 매년 '깜짝 스타'가 등장한다. 양현준이 2022시즌 리그 8골 4도움을 몰아친 뒤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이적했고, 지난 해에는 양민혁이 K리그 최고 스타로 활약했다. 양민혁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리그 38 전경기에 출전해 12골 6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캡틴'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으로 이적한 양민혁은 현재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QPR에서 임대 생활을 보내고 있다.
다음 스타로는 이지호가 가장 주목받는다. 고려대 출신 이지호는 지난 해 12월 강원과 계약을 맺은 공격수다. 대학교 4학년까지 모두 마쳤기에 선수 생활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딛고 극적으로 프로 무대 입성에 성공했다. 그런데 첫 시즌부터 활약이 눈부실 정도다. 벌써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지호는 지난 1라운드 대구FC전에서 가브리엘의 골을 도와 어시스트를 작성, 프로무대 첫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2라운드 포항스틸러스와 홈경기에서는 더 대단했다. 이지호는 0-1로 지고 있던 후반 36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후반 추가시간 2분 극적인 역전 결승골까지 뽑아냈다. 번뜩이는 침투와 확실한 마무리가 돋보였다. 덕분에 강원은 2-1 승리를 거뒀다. 이지호는 2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새로운 스타 탄생은 강원만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기록이 증명한다. K리그 영플레이어상으로 이름이 변경된 뒤 강원은 포항과 가장 많은 3명(김지현·양현준·양민혁)의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달의 영플레이어상 최다 수상 기록도 갖고 있다. 1위 강원이 10회, 2위 광주FC가 5회로 차이가 엄청나다.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는 "영플레이어 에이스의 번호"라며 등번호 47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을 정도다. 앞서 양현준, 양민혁이 이 번호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올해는 센터백 신민하가 받았다. 신민하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뽑혀 이번 U-20 아시안컵에서 활약했다. 여기에 생각지도 못한 이지호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강원만의 육성 철학 및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원은 김병지 대표이사 부임 이후 육성 철학을 대폭 강화했다. 김병지 대표이사는 김성근 강원 전력강화실장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등 현장과 깊은 교감을 통해 선수를 영입하고, 체계적인 선발 시스템을 토대로 신인 선수를 데려오거나 적극 기용하고 있다. 또 각 포지션 별로 게임 모델을 실현할 수 있는 특징 있는 선수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
다른 팀도 강원만의 육성 시스템을 인정했다. A구단 스카우트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강원의 스타배출은) 김병지 대표이사부터 정경호 감독, 김성근 전력강화실장까지 한마음으로 어린 선수를 보고 키우는 전략적인 플랜 때문에 가능하다"면서 "양민혁, 양현준이 대표적 예다. 올 시즌에는 이지호를 고려대에서 데려와 스타 탄생을 예고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를 키우는 건 감독의 결정만으로 되지 않는다. 강원처럼 경영진의 소통이 필요하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지만, 계속 실험하는 노력과 목적이 있기 때문에 성공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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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왼쪽)과 이상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시즌에 앞서 이상헌은 "저는 그동안 기록을 내지 못한 선수였다. 기회를 주신 강원에 감사드린다. 지난 해 좋은 결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 새 출발이지만, 힘든 시간을 보냈던 순간들을 생각하면서 간절하게 오랫동안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속팀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