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KBO 때보다 장타 더 칠 수 있다" WS 우승팀 강한 자신감, LAD는 대체 8푼 타자 무엇을 보았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3.0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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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김혜성이 타격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최근 김혜성(26·LA 다저스)의 시범경기 성적과 개막전 로스터 포함 여부로 한국과 미국은 물론 일본까지 관심을 가지는 추세지만, 정작 다저스는 태연하다. 그뿐 아니라 김혜성에게는 없다고 판단됐던 장타력에도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1일(한국시간) "다저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김혜성이 (새로운) 스윙에 적응하고 있다"면서 김혜성의 도전과 그를 바라보는 다저스의 시선을 함께 실었다.


김혜성은 지난 1월 다저스와 3년 총 1250만 달러 보장 구단 옵션 2년 포함 최대 2200만 달러(약 322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직후부터 그는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위해선 변화해야 한다는 다저스 구단의 분석과 조언에 따라 타격과 수비 모두를 바꾸기로 했다.

생각보다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27일 밀워키 브루어스전까지 시범경기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083(12타수 1안타), 2볼넷 5삼진에 그치고 있다. 안타 하나도 빠른 발을 활용해 2루 땅볼 타구를 안타로 만든 내야 안타였다.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95마일(152.9㎞) 이상 강한 타구는 단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도전에 후회는 하지 않는 눈치다. 십수년간 꾸준한 인재 발굴과 육성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패자로 군림하고 지난해에는 월드시리즈(WS) 우승까지 한 다저스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다. 김혜성은 디 애슬레틱 및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하면 (메이저리그) 어느 팀을 선택했든 도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왕 도전한다면 리그 최고의 팀에서 하고 싶었다. 또 그 과정이 쉬울 리가 없기에 다저스를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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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타격 훈련 도중 고민에 빠져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흥미로운 부분은 그의 타격과 관련해 장타에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다저스의 강한 자신감은 애지중지하던 톱유망주 출신이자 주전 2루수인 개빈 럭스 트레이드로 이어졌다. 디 애슬레틱은 "김혜성의 타격은 아직 뒤처지고 있다"면서도 "다저스는 김혜성의 타격 기술이 메이저리그 수준의 변화구와 강속구에도 통할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기존 2루수 럭스를 과감히 내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저스는 김혜성을 영입한 후 스윙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그의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KBO 리그 시절 통산 장타율 0.403을 넘어설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서다(looking to emphasize his bat-to-ball skills while believing there is more power than his career .403 slugging percentage with the Heroes suggests.). 조금이라도 장타력을 향상할 수 있다면 그의 타격 기술, 주력 그리고 수비적인 다재다능함까지 결합해 팀의 핵심 전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김혜성이 빅리그 진출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받은 이유가 바로 장타력이었다. 가뜩이나 파워가 없는 그가 메이저리그 강속구들을 상대로 내야를 벗어나는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있겠냐는 것. 하지만 다저스는 그 가능성에 1250만 달러(약 183억 원)를 베팅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김혜성은 자신의 타격폼이 20~30% 완성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윙 궤적을 이상적으로 조정해 방망이를 가능한 한 오랫동안 스트라이크 존에 머물게 해 일관된 타격을 가능하게 하고, 자신의 운동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성적만 나오지 않을 뿐, 김혜성은 다저스 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었다. 다저스와 12년 3억 6500만 달러(약 5340억 원) 계약을 체결해 팀 내 최고 대우를 받는 무키 베츠가 김혜성을 알뜰살뜰 챙기는 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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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오른쪽)과 무키 베츠.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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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왼쪽에서 2번째)과 무키 베츠(맨 왼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디 애슬레틱은 "수비력이 뛰어난 김혜성은 팀 내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밝은 성격으로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선수 개인마다 다르게 직접 보내는 문자 메시지는 팀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김혜성이 직접 머리를 손질한다는 이야기도 팀 내에서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회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애런 베이츠 다저스 타격코치는 "김혜성이 공을 맞히는 능력은 뛰어나다. 이건 가르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그는 정말 성실하게 훈련을 따르고 있고, 항상 긍정적이고 정말 인상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 역시 "개막일까지 많은 변수가 존재하지만, 김혜성이 지금까지 보여준 에너지와 수비력 그리고 성실함은 정말 인상적"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따라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관계자들의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언급은 이렇게 해석해야 한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조정의 시간을 주자는 것. 일례로 김혜성은 수비에서 이미 합격점을 받고 있다. 김혜성은 KBO 리그에서 주로 2루수로 활약하면서 유격수에게서는 실패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그를 꾸준히 유격수로 내보는가 하면, 한 번도 하지 않은 중견수에도 내보내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스카우트들은 김혜성의 수비력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KBO 리그와 다른 수비 시프트와 포지셔닝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상한 만큼 김혜성도 아직 주눅 들지 않고 도전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김혜성은 "아구는 원래 어려운 스포츠다. 도전을 극복하고 얻는 성취감이 무엇보다 소중할 것이라 믿는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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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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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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