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40억 FA가 '리드오프 불가' 판정받았나, '뜻밖의 이유' 사령탑이 직접 밝혔다 [오키나와 현장]

구시가와(오키나와)=김우종 기자 / 입력 : 2025.03.0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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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허경민(오른쪽). /사진=뉴스1
KT 위즈 허경민(오른쪽). /사진=뉴스1
KT 위즈 허경민. /사진=뉴스1
KT 위즈 허경민. /사진=뉴스1
리드오프 불가 판정을 받은 '40억 FA(프리에이전트)' 베테랑 타자가 있다. 바로 두산 베어스를 떠나 올 시즌 KT 위즈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허경민(35)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리드오프 불가 판정을 받은 뜻밖의 이유. 바로 어떤 부분이 모자란 게 아닌, 콘택트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과 5선발로 활약했던 엄상백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으며 한화로 이적했다.


그래도 KT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두산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내야수 허경민을 4년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에 영입한 것이다.

허경민은 KBO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한다. 그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24시즌에도 허경민은 3할 타율을 기록했다. 11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9(477타수 129안타) 2루타 29개, 7홈런, 61타점 69득점, 5도루(1실패) 36볼넷 25탈삼진 18몸에 맞는 볼 장타율 0.427, 출루율 0.384, OPS(출루율+장타율) 0.811의 성적을 올렸다. 득점권 타율은 0.296. 대타 타율은 0.500이었다.

그런 허경민을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은 현재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감독은 허경민에 대해 "역시 잘하더라"며 혀를 내두른 뒤 "방망이로 칠 때마다 정타가 나온다. 파울이 없다. 그래서 (허)경민이가 1번 타자로 나갈 수 없는 것"이라 말했다.


KT 허경민(오른쪽)이 지난해 11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 팬 페스티벌에 참석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허경민(오른쪽)이 지난해 11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 팬 페스티벌에 참석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허경민이 지난해 11월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 위즈 팬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허경민이 지난해 11월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 위즈 팬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이 감독은 "파울도 나고 그래야 1번 타자로 쓸 수 있는데"라면서 "(허)경민이는 그게 안 된다. 본인도 스스로 나한테 '감독님. 전 1번 타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라 하더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콘택트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기에, 1번 타자보다는 다른 타순에서 쓰는 게 훨씬 낫다는 뜻이었다. 이 감독은 "무사 2루 상황이 되니까 알아서 딱 밀어치는 모습이 보이더라. 야구를 굉장히 잘 알고 한다"며 거듭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올 시즌 타순 구상을 사실상 거의 다 해놓은 상태다. 강백호를 리드오프로 쓰면서 멜 로하스 주니어와 함께 테이블 세터진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어 콘택트 능력이 빼어난 허경민이 3번을 맡는다. 장성우가 4번 타자로 중심을 잡아주며 문상철과 김민혁이 그 뒤를 받친다. 여기에 수비가 좋은 오윤석이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뛰어난 천성호와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배정대와 김상수를 하위 타순에 둘 생각이다. 황재균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역할을 맡는다. 오윤석과 천성호 중에서는 공격력이 좋은 타자가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사령탑은 직접 공격력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허)경민이가 들어와서 이런 타순의 조합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 뒤 "만약 허경민이 없다면 3~4번이 비어버리기 때문에 (강)백호를 1번 타자로 쓸 수 없다. 이 경우, (김)민혁이가 1번 타자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경민이가 오면서 3~4번 타순이 딱 갖춰졌고, 1번 타자로 강백호, 2번 타자로 로하스를 써도 되겠더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KT 구단과 팬들의 허경민을 향한 기대는 매우 크다. 나도현 KT 단장은 허경민의 FA 계약 발표 당시 "베테랑 내야수로 풍부한 경험을 가진 허경민은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정상급 수비력을 바탕으로 내야진에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라며 "평소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성실함이 많은 후배에게 귀감이 되길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과연 허경민이 사령탑의 정확한 안목대로 1번 타자가 아닌, 3번 타자로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인가. 2025시즌 KT 팬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허경민이 KT와 입단 계약을 맺고 KT위즈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허경민이 KT와 입단 계약을 맺고 KT위즈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위즈 허경민. /사진=뉴스1
KT 위즈 허경민.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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