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무서워서 피한 줄 알았죠" 김광현의 여유, 류현진 '9피안타 7실점' 충격 부진 [오키나와 현장]

고친다(오키나와)=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3.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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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화 류현진. /사진=김진경 대기자
아무리 연습경기라고는 하지만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김광현(37·SSG 랜더스)은 연습경기 마지막 등판을 깔끔히 마무리했지만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은 찝찝함을 남겼다.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펼쳐진 한화와 SSG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건 류현진과 김광현이 나란히 등판한다는 소식이었다.


당초 김광현은 한화 엄상백과 격돌할 예정이었는데 이보다 류현진과의 간접 대결이 더 화제가 됐다. 나흘 전인 지난달 26일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펼치며 감각을 조율한 류현진은 자진 등판했다.

경기 전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오늘은 마지막 경기다. 저쪽도 주전들이 나오고 우리도 플로리얼까지 나간다. 부상없이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엄)상백이가 3이닝을 던지고 (류)현진이도 날씨가 좋으니 던지고 싶다고 해서 3이닝 정도 던질 것 같다"고 전했다.

SSG 김광현이 2일 한화와 연습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김광현이 2일 한화와 연습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류현진과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각 팀의 에이스로서 맹활약하면서도 7시즌 동안 단 한 번도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다. 이날도 선발 맞대결은 아니었지만 두 선수를 같은 경기에서 간접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자아냈다.


먼저 마운드에 올라선 김광현은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전 "(김)광현이는 이닝보다는 투구수 40~50구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는데 김광현은 2이닝 동안 36구를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6㎞를 찍었고 평균 143㎞를 기록했다. 직구 17구, 슬라이더 11구, 커브와 체인지업도 4구씩 고루 점검했다.

1,2회 연속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모든 타자들에게 땅볼 유도를 해내며 실점 없이 투구를 마무리했다.

이날 잡아낸 6개의 아웃카운트가 모두 땅볼이었다. 적극적인 공략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고 큰 실투 없이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경기 후 만난 김광현은 "마운드가 다른 데보다 높아서 높은 공이 많이 들어갔는데 맞아 나가는 것들은 찍히는 경우가 많아서 땅볼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며 "너무 볼을 많이 던져서 스트라이크 던지기에 급급했다.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안 들었다. 마운드가 높더라도 적응을 빨리해서 던졌어야 했는데 선두 타자를 두 이닝 다 볼넷을 주는 바람에 그런 부분을 하지 못했는데 땅불 나온 것들은 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많이 던져 나온 것들이었다.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컨트롤만 조금 더 잡히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SSG 김광현. /사진=안호근 기자
SSG 김광현. /사진=안호근 기자
투구를 마치고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보며 응원을 보내던 김광현은 "왜 선발로 안 나왔냐"고 되묻고 자초지종을 듣더니 "저는 피한 줄 알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류현진 입장에선 웃어 넘길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5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박성한에게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깔끔히 잡아냈다.

6회 불운과 함께 아쉬움을 남겼다. 한유섬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박지환에게 안타를 맞은 뒤 조형우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2루수 황영묵의 포구 실책에 이어 김성현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다시 한 번 황영묵의 실책성 수비가 나왔고 중전 안타까지 맞아 점수는 0-5로 벌어졌다.

아쉬움을 남긴 채 이닝을 마친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더 큰 재앙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태곤에게 2루타, 한유섬에게 중전 안타, 조형우와 이정범에게도 안타를 맞고 흔들린 류현진은 결국 조동욱에게 공을 넘기고 물러났는데 김성현의 2타점 적시타로 실점이 더 불어났다. 결국 류현진은 이날 2⅔이닝 동안 55구를 던져 9피안타 2탈삼진 7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직구(36구) 최고 시속은 145㎞, 평균 135㎞가 찍혔고 체인지업(12구)과 커브(4구), 커터(3구)를 고루 뿌리며 컨디션 점검에 나섰지만 SSG 타선에 철저히 공략을 당했다.

한화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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