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자판기 아니다" 점점 베일 벗는 '차두리 볼'... K리그2 돌풍 일으킬까 [화성 현장]

화성=박건도 기자 / 입력 : 2025.03.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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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왼쪽에서 두 번째) 화성FC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우리를 승점 3이라고 보는 팀이 많은 것 같은데..."

올해 첫 K리그2 도전에 나서는 막내 구단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차두리(45) 감독 체제의 화성이 점점 프로 무대에 적응해가는 모양새다.


차 감독의 화성은 지난 2일 화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2라운드에서 충남아산과 1-1로 비겼다. 13년간 K3에 머물렀던 화성은 2023년부터 K리그 가입을 추진한 끝에 2024년 11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 회원 가입이 승인돼 2025시즌부터 첫 프로 무대를 밟게 됐다.

프로 전환 후 두 경기 만에 승점 획득이다. 충남아산은 지난해 K리그2 2위를 차지한 뒤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대구FC와 연장 접전까지 펼친 까다로운 상대다. 차 감독의 화성은 프로 입성 두 경기 만에 충남아산을 상대로 구단 사상 첫 K리그2 승점을 따내며 만만찮은 저력을 뽐냈다.

K리그2 최약체로 통하는 팀의 쾌거다. 화성은 주로 프로 무대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첫 경기인 성남FC전에서는 무려 8명의 선수가 K리그2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26일 홈 개막전 미디어데이에서 차 감독도 타 팀의 화성을 보는 시선에 대해 "모든 구단이 화성을 승점 3짜리 팀이라고 느끼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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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가운데)가 동점골을 넣고 달려가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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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울러 차 감독은 "능동적인 축구를 할 것이다. 상대 실수를 기다리기보다 오히려 유도하겠다. 뒷공간을 노리거나 세밀하게 플레이하는 다양한 공격 방법도 쓰겠다"라며 당찬 각오도 드러냈다.

차 감독이 공언한 바와 같이 화성은 몇 수 위의 전력인 충남아산과 경기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상대 수비진까지 강한 압박을 시도하며 실수를 유도했다. 실제로 전반전 결정적인 기회도 수차례 맞았다. 충남아산 중원과 수비는 화성의 강한 공세에 날카로운 역습을 번번이 허용했다. 다만 화성은 골 결정력 부재를 실감하며 전반전 선제 실점을 내주며 흔들리기도 했다.

승부처 전술도 빛났다. 차 감독은 여홍규를 시작으로 알뚤과 리마 등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 방식에 변화를 줬다. 전반전 주로 짧은 패스로 공격을 풀어가던 화성은 과감한 롱볼까지 섞으며 충남아산 수비진을 흔들었다. 끝내 후반 40분 백승우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며 승점 획득까지 성공했다.

화성 홈 개막전에는 3731명의 관중이 찾았다. 쉽게 지지 않는 저력과 화끈한 벌떼 축구로 팬들의 환호성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경기 내내 화성의 선수들과 함께 뛰었던 관중들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경기력이었다. 차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화성 운동장에 처음 서봤는데 집 같은 느낌이 들더라. 화성 홈에서는 상대가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화성의 K리그2 첫 골이자 충남아산전 동점골을 넣은 백승우도 "다른 팀에서 화성을 승점 3짜리 팀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 '화성은 잡고 가는 팀'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라며 "축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어떻게든 상대를 꺾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며 K리그2 돌풍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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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가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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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화성FC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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