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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하재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SSG 주장인 김광현(37)은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 호투를 펼친 뒤 취재진과 만나 "몸 상태가 좋기 때문에 개인적인 것보다는 팀적으로 부상자들이 한 두 명씩 나와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SSG는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가 햄스트링을 다쳐 조기 귀국한 데 이어 하재훈 또한 부상 악재를 만났다. SSG는 1일 "하재훈 선수는 지난달 25일 삼성 라이온즈와 연습경기에서 펜스 충돌 후 특정 동작에서 일부 통증(좌측 늑골부위)이 남아있어 선수 관리 차원에서 귀국한다"며 "선수 몸 상태를 살펴보고 검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미 한국에 도착했으나 주말이기 때문에 검진이 늦어지고 있다. 분명한 건 좋았던 몸 상태의 이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하재훈에게 이번 스프링캠프는 더 없이 중요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하재훈은 긴 무명 시절을 거쳐 결국 2019년 신인 2차 2라운드에서 SK 와이번스(SSG 전신)의 지명을 받았다. 당초 외야수로 입단했으나 투수로 변신했고 첫 시즌부터 구원왕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어깨 부상을 당했고 투수로서 하향세를 타기 시작해 2022년 타자로 복귀했다. 2023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다이빙 캐치를 하던 도중 부상을 당했다. 당시에도 몸 상태가 좋았으나 하재훈의 복귀는 미뤄져 결국 그해 77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303 7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42로 훨훨 날았기에 더 뼈아프게 느껴진 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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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1차 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하재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그러나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기회를 살렸다. 두 차례 홍백전에서 6타수 4안타 1볼넷을 기록했는데 안타 4개가 모두 장타였다. 첫 홍백전에서 2루타 2개를 날리더니 두 번째 경기에선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이숭용 감독은 하재훈을 1차 캠프 야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하며 "야수 쪽에서 (최)지훈이와 (박)성한이는 말할 것도 없이 본인의 역할을 찾아서 잘 해줬다"며 "(하)재훈이는 아웃인 스윙에서 인아웃 스윙으로 수정하면서 스윙이 간결해 졌다. 그로 인해 스윙 면이 좋아졌다. 그리고 레그킥을 여유 있게 들면서 포인트도 앞으로 가져와 좋은 타구질과 방향성을 가지게 됐다"며 "지속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멘탈과 기술 모두 좋아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재훈은 앞서 구단을 통해 "작년을 돌아보지 않으려고 한다. 지나간 건 지나간 부분이고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기 위해 비시즌, 캠프 때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며 "그리고 올 시즌에는 실책 없이 수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 화려한 수비보다는 기본에 충실해서 안정적으로 수비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고 간절함을 나타냈다.
그렇기에 더욱 안타까운 부상이다. 2년 전 하재훈은 당시에도 좋았던 몸 상태에도 오키나와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 다이빙 캐치를 하다가 어깨뼈가 부러졌던 아픔을 겪었으나 이번에도 지난달 25일 삼성전 몸을 날려 수비를 하다가 펜스와 충돌해 부상을 입었다.
이숭용 감독도 하재훈의 간절함을 잘 알고 있다. 이날 경기 전 만난 이 감독은 "본인이 진짜 절실하게 했다. 가을에 마무리 캠프도 못 따라가고 인천에서 훈련하며 엄청나게 연습량을 늘렸다. 미국에 가서도 정말 많은 훈련량인데 나이도 적지 않은데 다 따라왔고 그 이상으로 하면서도 좋은 성적이 나와서 기회를 더 주고 싶었는데 안타깝다"며 "그래서 아파도 숨겼던 것 같은데 그 부분이 마음이 안 좋더라. 그래서 '빨리 가서 일단 검진해 보고 그런 다음에 움직이자. 그리고 괜찮으면 시범경기 때 부를 테니까 걱정하지마라. 몸이 우선이다'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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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이번 부상을 보고도 하재훈의 '남자다움'에 아쉬움을 표했다. 김광현은 "재훈이는 정말 누구보다도 열심히 한다. 매년 그랬는데 계속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투수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너무 남자처럼 그냥 펜스에다 부딪치지 않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밟아줘야 하는데 너무 열정적이라고 해야 될까. 그런 부분이 아쉬운데 뭐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야구장에 가장 먼저 나와서 훈련하고 제일 늦게 들어가는 선수였는데 아쉽고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빨리 재활을 해서 성적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 투수 때 어깨도 크게 다쳐봤기 때문에 본인이 어떻게 하면 좋고 빨리 나을 수 있을지 잘 알 것이다. 열심히 했는데 다치고 가서 너무 아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