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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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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구자욱은 2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연습 경기에 5회말 대타로 등장, KIA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초구 만루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뿜어냈다.
삼성이 1-3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전병우의 좌전 안타와 1사 후 김지찬의 우월 2루타, 홍현빈의 볼넷으로 삼성은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구자욱이 대타로 등장했다. 구자욱은 네일의 다소 높은 코스로 형성된 148km 투심 패스트볼(삼성 구단 기준)을 통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작렬시켰다.
의미가 있는 한 방이었다. 사실 구자욱은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하며 큰 아쉬움을 삼켰다. 당시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과감하게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쪽 무릎이 눌리고 말았다. 이후 무릎 인대 손상 진단을 받은 구자욱은 한국시리즈 출전을 향한 필사의 의지를 내비치며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이지마 치료원까지 다녀왔다.
그러나 끝내 구자욱의 한국시리즈 출전은 없었다. 그렇게 KIA의 우승을 바라보며 2025시즌을 기약해야만 했다. 구자욱의 현재 몸 상태는 매우 좋다. 구자욱은 지난 1일 LG 트윈스와 연습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1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2경기 만에 만루홈런 포함,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경기 후 구자욱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경기에 나가기로 돼 있었다"면서 "(1일) 경기 때 공을 앞으로 한 번도 못 내보내,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고 싶었다. 운이 좋게 배트 중심에 맞았던 것 같다. 사실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자욱은 "이렇게 (홈런과 안타가) 빨리 나와, 제가 불안했던 것을 떨쳐낸 것 같다. 또 오키나와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라 승리하고 싶었다. 분위기를 좋게 끌고 가야 하는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쳐서 기분이 더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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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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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구자욱의 계약 기간도 올해를 포함해 2년밖에 남지 않게 됐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구자욱이 100억대 장기 계약을 또 체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제 구자욱의 또 다른 목표가 하나 있다면, 바로 태극마크다. 구자욱은 유독 태극마크와 많은 인연이 없었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발탁돼 준우승을 경험한 게 전부다. 구자욱은 "선수라면 누구나 가고 싶은 게 WBC라는 큰 대회다. 그렇지만 본인이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대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즌을 잘 치러야 좋은 평가를 받으며 나갈 수 있는 대회"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시즌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시즌에 초점을 맞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뒤에 (WBC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내년에 열리는 2026 WBC 대회는 실력을 최우선으로 한 올스타급 대표팀이 꾸려질 예정이다. 과연 구자욱이 2025시즌 맹활약에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삼성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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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APBC 대표팀 발탁 당시 구자욱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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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