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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관. /사진=WKBL 제공 |
위성우(54) 우리은행 감독이 플레이오프 미디어에서 꺼낸 속마음이었다. 올 시즌 김단비는 정규리그 MVP를 비롯해 8관왕을 휩쓴 우리은행의 특급 에이스. 김단비의 활약 없이 승리를 가져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선 김단비에게 더욱 집중적으로 수비가 쏠릴 수밖에 없는데, 그럴수록 다른 선수들이 더 터져줘야 했다.
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우리은행과 청주 KB스타즈의 맞대결. 첫 경기부터 히로인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이명관. 무려 17점을 몰아치며 58-52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단비(15점)보다도 많은 득점을 넣었다.
특히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쳐 클러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3쿼터까지 46-31로 앞섰다가 4쿼터 대위기를 맞았다. 김단비에게 상대 집중수비가 쏠리는 사이 KB가 맹추격을 가했다. KB는 4쿼터 3분여를 남겨놓고 5점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명관이 해결사로 나섰다. 4쿼터 1분52초 과감한 돌파에 이어 레이업슛을 집어넣어 흔들리던 분위기를 바로 잡았다. 이후 상대의 계속된 파울에도 침착하게 자유투를 성공시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결국 KB도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위성우 감독은 경기 후 "이명관이 너무 잘했다. 강이슬(KB)을 이정도로 묶는다는 것은 충분히 역할을 잘해줬다. 자유투 부분에서 압박감이 쉽지 않은데 잘해줬다. 이명관이 올 시즌 좋은 선수로 거듭난 것은 맞다"면서 "김단비 혼자 버거울 테고 힘들 것이다. 에이스의 숙명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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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선수단. /사진=WKBL 제공 |
위성우 감독은 박혜미의 플레이도 칭찬했다. 전 소속팀 인천 신한은행, 용인 삼성생명에선 식스맨으로 머물 때가 많았는데, 올 시즌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존재감이 더 올라갔다. 이날 KB전에서도 20분 가까이 뛰면서 3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또 베테랑 가드 심성영은 2쿼터 3점슛이 전부였지만, 이 한 방이 우리은행의 공격 페이스를 더 끌어올려준 좋은 득점이었다. '슈퍼루키' 이민지는 5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단비는 다른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3쿼터에 몰아치다 보니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4쿼터에 들어가기 전에 '어떡하지...'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선수들이 잘해주면서 체력 안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