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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
타율 0.071. 마이너리그 이야기까지 나왔다. 절친한 동갑내기 박성한(27·SSG 랜더스)은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다소 투박한 위로의 메시지를 남겼다. 친구에게 자극이 된 것일까. 김혜성(26·LA 다저스)은 홈런으로 보란 듯이 증명했다.
김혜성은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포를 날리며 반등했다.
이날 교체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김혜성의 타율은 0.118(17타수 2안타)가 됐다. 여전히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홈런 하나로 그동안의 평가를 뒤집을 만한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김혜성의 활약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동료가 있었다. 1월생인 김혜성이 학교를 빨리 입학하며 동기생으로 활약했고 둘 모두 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성장했고 비시즌엔 따로 자주 만나 개인 시간을 보내는 사이다.
김혜성은 2017년 2차 1라운드로, 박성한은 2차 2라운드로 각각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SSG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김혜성이 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3+2년 2200만 달러(321억원)에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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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김혜성이 2일 샌프란시스코와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날리고 3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친구의 미국 진출에 누구보다 기뻐했고 최근의 활약상도 지켜보고 있다. 현지 언론의 평가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홈런 소식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박성한은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홈런 친 걸) 봤다. 그 전에 혜성이가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저도 정말 안쓰러웠다"며 "그래도 좋은 결과가 있어서 이 계기로 반등했으면 좋겠다. 워낙 잘하는 친구이고 여기서 잘했기 때문에 가서 계속 더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진출한 뒤에도 서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계속 한 번씩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박성한은 "한국 야구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것이다. 혜성이가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응원을 보냈다.
직접적으로 메시지도 보냈다. 다만 박성한만의, 남자 동성 친구들 특유의 무뚝뚝함과 짓궂음이 담겨 있는 내용이었다. 박성한은 "저는 살짝 채찍을 주는 편'이라며 "'절고 있냐' 이렇게 보낸다. 때로는 이렇게 웃으면서 연락을 주고 받는다. 저는 항상 응원을 하고 있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친구를 향해 특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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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박성한.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