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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맨 아래)가 메이저리그 2025시즌 D-25 포스터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사진=MLB 공식 SNS |
메이저리그 공식 SNS는 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D-25 포스터 사진을 공개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18일과 19일 도쿄 시리즈(LA 다저스-시카고 컵스)를 제외하면 28일부터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해당 포스터에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비롯해 앤드류 매커친(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MVP 출신 슈퍼스타들이 포진했고, 정상급 마무리 엠마누엘 클라세(클리블랜드 가디언스)나 홈런왕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선수들을 제치고 포스터 가장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바로 이정후였다. 베테랑 선수 사이에서 올해 메이저리그 2년 차를 맞이하는 이정후를 가장 앞에 세운 건 그만큼 리그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그 기대를 증명하듯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연이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3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3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에인절스의 선발은 지난해 직구 최고 구속 164.2㎞를 기록한 파이어볼러 호세 소리아노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1회말 1사 1루 첫 타석부터 풀카운트 승부 끝에 몸쪽 빠른 공을 공략, 우익수 앞 안타를 터트려 찬스를 이어갔다. 이후 타선이 폭발한 샌프란시스코는 1회부터 4점을 올리며 앞서나갔다.
이어 이정후는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호세 페르민에게 또다시 우전안타를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었다. 이후 제라르 엔카나시온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다시 한번 득점을 추가했다. 타자일순 후 같은 이닝 다시 타석에 나온 그는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돼 3안타 경기는 실패했다. 이후 그는 6회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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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타격 모습.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갈무리 |
이정후는 2023년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25억 원) 대형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입성했다. 비록 5월 중순 어깨 탈구로 인해 37경기에서 타율 0.262라는 성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주전 중견수로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빠른 볼에 대한 대처능력이 돋보인다. 이정후는 미국 진출 당시 시속 95마일(약 152.9km)에 육박하는 메이저리그의 평균 구속에 적응할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그는 지난해 적은 타석이지만 패스트볼을 상대로 타율 0.236, 장타율 0.281로 시즌 평균(타율 0.262, 장타율 0.331)에 비하면 저조한 기록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패스트볼에 밀리지 않고 좋은 타구를 날리고 있다.
이정후는 올해 3번 타순에 이름을 올릴 것이 유력하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최근 "누군가가 3번 타자를 맡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좌타자-우타자 순이 된다. 그 라인업이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며 "윌리 아다메스는 2번 타자에 꽤 잘 맞고 맷 채프먼은 4번 타자가 맞다. 그 뒤에 (엘리엇) 라모스가 있을 수도 있다. 이정후가 1번 타자를 맡을 것이라는 건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이정후)는 파워가 있다. 그가 타격 연습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굳은 신뢰를 내보였다.
시범경기 시작 당시 이정후는 "올 시즌은 지켜보기보단 많이 쳐보려 한다. 지켜본다고 좋아지지 않을 것 같고 타석에서 많이 시도해봐야 알 것 같다. 그렇게 스프링캠프 기간에 고칠 건 고치고 준비한 걸 시도해야 성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시즌에 들어가면 정말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더 생각하면서 방망이도 최대한 많이 내고 많은 걸 시도하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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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