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데뷔도 안했는데' 벌써 종신 삼성? "배찬승, 20년 써야 할 선수" 극찬 세례 [오키나와 현장]

온나손(오키나와)=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3.0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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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배찬승이 2일 KIA와 연습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스프링캠프에 웃음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다. 올 시즌 히트상품을 예고하고 있는 복덩이 신인 배찬승(19) 때문이다. 신인이라고 믿기지 않는 놀라운 투구로 코칭스태프와 단장, 선배들의 얼굴에도 미소를 안기고 있다.

배찬승은 2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연습경기에서


7회초 등판해 1이닝을 탈삼진 3개로 막아내는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 전체 3순위 신인인 배찬승은 삼성의 좌완 불펜진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선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당초 3순위 안에 포함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국제대회에서 역투를 펼치는 장면을 직접 확인한 이종열(52) 단장은 망설임 없이 배찬승을 택했고 구단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해가고 있다.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코칭스태프의 호평을 산 배찬승은 이번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 1일 LG 트윈스전에 앞서 만난 배찬승은 이번 캠프에 대해 "첫째로 안 아픈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너무 잘됐다. 앞으로도 다치지 않고 개막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면서도 "(신인) 친구들이 참 무섭게 치고 올라와서 제가 하는 게 좀 묻힌 것 같다. 전혀 이 정도로 생각 못했는데 친구들이 다 잘하고 있어서 저도 위기감을 갖고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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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찬승(오른쪽)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는 박진만 감독(가운데).
그리고는 2일 디펜딩 챔피언과 경기에 등판해 14구로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호령에겐 풀카운트에서 하이 패스트볼, 윤도현과 대결에서도 유리한 카운트에서 높은 속구를 뿌렸다.

좌타자 고종욱과 승부가 하이라이트였다. 초구로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던졌고 고종욱은 몸쪽으로 붙는다는 생각에 움찔했는데 커다란 각으로 휘어져 들어오며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몸 쪽에서 꺾여 들어오는 슬라이더에 고종욱은 좀처럼 반응하지 못했고 바깥쪽 완벽히 제구된 시속 151㎞ 속구에 고종욱은 그대로 얼어버렸다. KKK. 최고 시속은 개인 최고 수준인 152㎞에 달했다.

지켜보는 이들이 애써 흥분되는 마음을 감출 정도로 대단한 재목의 발견이라는 평가다. 박진만 감독은 3일 훈련 도중 취재진과 만나 "찬승이는 작년 마무리 훈련에 왔을 때부터 기대를 했다. 그때 불펜 피칭을 잠깐 했는데 너무 오버 페이스 한 것 같아서 그 이후에 바로 못던지게 했다"며 "그때부터 기대했던 선수이고 그 기대를 계속 좋은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즌에 들어서도 기대가 된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배찬승의 투구를 직접 목격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의 이름을 호명한 이종열 단장은 "배찬승 선수가 저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며 "고등학교 졸업하고 저 정도 하는 게 정말 어렵다. 잘 성장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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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 단장이 3일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섣부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기대감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다. 삼성은 1995년 이동수를 시작으로 2005년 오승환, 2015년 구자욱까지 10년 마다 신인왕을 배출했다. 1993년 양준혁, 2008년 최형우(KIA), 2011년 배영섭도 있었지만 끝자리에 5가 들어가는 해에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4번 중 3차례나 삼성에서 신인상이 탄생했다. 시즌 전부터 큰 관심을 받는 만큼 올 시즌 배찬승이 신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운다.

이 단장도 너무도 신기한 이 우연의 일치를 상기하며 "제가 배찬승을 뽑으면서 좌타자를 상대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고종욱을 그렇게 삼진 잡는 모습을 보고 기뻤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몸 상태다. 아직 144경기 체제의 험난한 일정을 경험해본 적이 없고 시즌 초반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이 뒤따르고 있다. 그렇기에 이종열 단장은 구단 차원에서 더욱 철저히 관리를 해주겠다는 방향성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시범경기에 나설 것이고 연습경기에서도 많이 던졌는데 우리는 지금부터 (이닝과 투구수 등) 카운팅을 하고 있다"며 "이닝을 잘 관리해서 사장님 말씀대로 20년을 써야 되는 선수이기에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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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서 투구하는 배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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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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