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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이 3일 오키나와 캠프 훈련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원태인(25·삼성 라이온즈)은 솔직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원태인은 3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훈련을 가진 뒤 취재진과 만나 전지훈련 성과에 대해 말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건 WBC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난해 15승으로 두산 곽빈과 공동 다승왕에 오른 원태인은 가을야구에서 맹활약을 펼쳤으나 한국시리즈에서 돌연 어깨를 다친 뒤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불펜 투구를 하다 잠시 멈췄다. 귀국해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릴 것 같다. 완벽하지 않은데 복귀하는 건 팀에 민폐"라며 "내가 원래 던졌던 구위를 확실히 회복했을 때 1군에 합류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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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는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원태인은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다. 금방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걱정 안 하셨으면 좋겠다"며 "건강한 원태인는 언제나 그랬듯 팀에 좋은 성적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러한 자신감이 있기에 더 큰 그림까지 그릴 수 있다. 내년 3월 열릴 WBC 출전이다. 최근 이정후(샌프란시스코)는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선배와 파이팅 넘치는 젊은 선수가 융화돼야 좋은 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또 대표팀은 경험을 쌓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어린 선수와 베테랑 모두 가게 되면 좋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도 "내년 3월까지 대회를 준비하면서 최상의 전력으로 최정예 대표팀을 구성하겠다"며 "메이저리거는 물론이고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유망주와 한국계 미국 선수들도 체크할 것이다. 오로지 2025시즌 성적을 토대로 대표팀을 꾸릴 것"이라 밝혔다.
류현진(한화)은 꾸준히 대표팀 출전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꾸준히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나섰던 원태인이지만 WBC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드림팀으로 나설 대회에 대한 욕심이 큰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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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샌디에이고와 MLB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서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원태인. |
이정후와 김하성(탬파베이), 김혜성(LA 다저스)와 한국계 빅리거들에 전설적인 투수 류현진 등까지 총출동할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태인도 방심하지 않는다. "해외파까지 들어온다고 하면 저도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위치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도 정말 좋은 성적을 내서 또 한 번 갈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FA(프리에이전트) 시즌에 대회가 열리기에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것도 동기부여가 된다. "FA를 하는 해에 그렇게 WBC라는 큰 대회가 있어가지고 행운이라고도 생각을 한다"며 "MLB 공인구가 직구를 던지기는 힘들지만 저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더 많이 떨어지고 더 잘 구사가 된다"고 전했다.
원태인의 WBC 활약을 간접 상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난해 3월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MLB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 나선 원태인은 2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특히 매니 마차도와 타일러 웨이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체인지업이 일품이었다.
당시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원태인이 정말 대단한 변화구를 던졌다"며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체인지업이 정말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제이크 크로넨워스 또한 "변화구가 갑자기 휘어 들어왔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서울시리즈를 겪으면서 '내 체인지업이 통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을 확실히 얻은 건 사실"이라며 "영광스럽게도 그렇게 됐는데(극찬을 받았는데) 그래서 이 WBC라는 대회가 저의 (MLB 진출) 쇼케이스가 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MLB 진출의 꿈 또한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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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투수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