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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배우 진서연이 20일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2025.02.20 /사진=이동훈 photoguy@ |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배우 진서연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이하 '괜괜괜')는 혼자서는 서툴지만 함께라서 괜찮은 이들이 서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진서연은 '인영'(이레 분)과 어쩌다 한집 살이하게 된 외로운 완벽주의자이자 예술단 마녀감독 '설아' 역을 맡았다.
'설아'는 완벽한 자기관리에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으로 최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아 국립 예술단의 마녀로 불리는 감독이지만, '인영'과 함께 살게 되면서 서서히 변화한다.
진서연은 '괜괜괜'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저는 대본만 보고 선택했는데, 감독님의 전작을 알고, 이병헌 감독과 함께했다는 사실을 아니까 '이 대본을 눈물 콧물 빼는 영화로 만들진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신파까지 들어가면 전 스트레스 받는다"며 "감독님을 만났는데 본인도 시크하고, 담담하고, 시크하게 웃길 줄 아는 사람이더라. 그게 고스란히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무용수가 못 돼서 한이 있었는데 무용 영화여서 좋았고, '인영'의 성장 드라마 같지만 '설아'의 성장 드라마 같기도 하다. '인아'를 보고, 깨닫는 것도 많아서 '어린왕자' 같은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지독한 작품은 영원히 할 테니 무해한 영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언제 또 이렇게 무해한 영화를 해볼 수 있겠냐는 생각에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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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배우 진서연이 20일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2025.02.20 /사진=이동훈 photoguy@ |
무용수 역할을 피땀 눈물로 준비했다는 진서연은 "시간이 너무 없었다. 2개월 반 만에 에이스 무용수의 솔로 무대를 준비해야 했다. 영화가 저예산이라 나를 위해서 뒤로 미룰 순 없었고, 연습실 대관이 안 돼서 따로 훈련하고, 선생님을 만나서 종일 연습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무용에 대한 꿈이 있었고, 보러 다니는 걸 좋아해서 보는 눈이 높다. 손가락 하나 떨어지는 거, 발 딛는 거 하나까지 잘못된 걸 아는 거다. 카메라 찍어보면서 연습했는데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최대한 흉내를 냈다. 근데 지금도 저는 잘못된 게 보인다. 저는 마음에 안 드는데 일반인이 볼 때는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전문가들이 시사회 때 많이 오셔서 두 달 반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몸 관리에 대해 "감독님들은 매번 '이렇게까지는 안 하셔도 된다'고 하는데 (김혜영) 감독님은 뼈 말랐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날카롭고 신경질적이고, 외롭고, 공허한 느낌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 일주일은 수분을 다 빼려고 침 뱉으면 했다. 무용 솔로 무대는 뒤로 최대한 빼주시긴 했지만, 정말 힘들었다. 못 먹고 훈련을 해야 했다. 그때 48kg 정도였고, 매일 연습했으니까 체지방도 8kg 이하였을 것"이라며 "그냥 미친 듯이 했다"고 밝혔다.
앞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에 진출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제너레이션 섹션에서 가장 큰 상인 수정곰상 제너레이션 K플러스 작품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진서연은 "이 영화를 배급도 안 잡힌 상태로 만들었다. 코로나19가 터져서 개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포기하다시피 한순간에 감독님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혼자 출품해서 초청받은 게 기적이었다. 또 배우들이 사비로 간 것도 기적이다. 한 명당 몇 천만원씩 들었다. 스태프도 데려가야 하고, 열흘 간의 일정을 다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뭉친 거고, 외국에서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갔다. 근데 별것도 아닌 걸로 빵빵 터지더라. 사실 저는 베를린에 살다 온 사람이라서 이 사람들이 얼마나 시크한지 아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더라. 키아누 리브스, 줄리아 로버츠 온 것처럼 떨면서 저한테 사인받으시는데 '우리 영화 보고 줄을 선 거라고?' 몇 번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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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배우 진서연이 20일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2025.02.20 /사진=이동훈 photoguy@ |
또한 진서연은 호흡을 맞춘 이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레에 대해 "연기 천재"라며 "감독님이 요구하는 걸 정말 흡수를 잘해서 표현을 잘한다. (이레와 함께한) 마지막 장면은 거의 애드리브다. 대사가 그렇게 길지 않았는데 호흡이 잘 맞았다"고 밝혔다.
극 중 '설아'는 '인영'의 동네 친구이자 괴짜 약사 '동욱'(손석구 분)과 묘한 관계를 형성한다. 진서연은 "마지막 장면은 거의 애드리브다. 핸드폰에 함께 있는 사진이 나오기 때문에 '소품 사진 찍어야 하지 않냐'고 했는데 합성할 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합성을 왜 해'라고 소리쳤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감독님이 일부러 못 만나게 한 건 아닌가 싶다"고 농담하며 "사실 실제로 83년생 친구인데 스킨십하는 소품 사진을 찍었으면 뻘쭘할 뻔했다.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단번에 베스트 프렌드처럼 말도 편하게 하고, 재밌게 찍었다. 그 친구가 친근한 매력이 있어서 한 번 봐도 십년지기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좋아하면 낯을 가리는데 설렘은 없었지만, 매력이 넘치더라. '잘 되는 이유가 있구나'하는 생각이다. 우정 출연인데도 준비와 노력을 너무 많이 해와서 정말 고마웠고, 전혀 불편함 없이 대해주셔서 너무 편했다"며 "영화 '범죄도시2' 나오기 전이었는데 이 영화를 찍고 나니까 난리가 났더라. '나의 해방일지' 나오고, 광고도 엄청 많이 나왔다. 동네 친구가 성공해서 강남 부자 된 느낌이라서 어색했다"고 덧붙였다.
진서연은 '괜괜괜'에 대해 "한국 영화에서 잘 만들어지지 않는 무해한 영화다. 전체 관람가고, 눈물 콧물 빼는 영화는 아닌데 남녀노소 공감을 자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영화랑 붙어도 부담감은 없다. 이 힘든 시국에 무해한 영화를 보고 힐링하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괜괜괜'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보다 이틀 앞서 개봉하는 만큼, 극장에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이에 진서연은 "이 영화는 어떤 작품이랑 붙든 간에 차별화되지 않을까 싶다. 전체 관람가니까 어린아이들, 부모님이 함께 봐도 좋고, 눈물 콧물 빼는 영화는 아닌데 남녀노소의 공감을 자아낼 영화라고 믿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다. ('미키 17'과는 결이 다른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특히 진서연은 지난해 예능프로그램 '무쇠소년단'을 통해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 정신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무쇠소년단'을 했던 이유는 (대중은) 배우들이 예쁘고 차려입고, 멋있게만 나오고, 연출된 모습으로 나오니까 그 사람은 원래 그렇게 태어난 것처럼 안다. 근데 배우들은 한 작품 준비할 때마다 '무쇠소년단'에서 철인3종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똑같이 겪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실 우리가 하는 일이 그런 거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영화나 드라마 준비할 때 그만큼의 헌신, 피땀 눈물을 쏟아서 캐릭터를 준비한다. 모든 배우들이 그렇다"며 "제가 물공포증이 있지만, 하고 싶었던 감독님이나 하고 싶었던 작품에서 물속에서 찍는 장면이 있다고 하면 무조건 출연할 거다. 이번에도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품 할 때도 늘 두렵고 무섭다. 못할 것 같고 고통스럽지만, 해내야 하는 임무가 있으니까 해내는 것일 뿐이다. 그 두려움과 고통이 안 보이지만, 늘 그렇다. 어떤 작품이든 '이건 껌이지'라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배우들은 없을 것"이라며 "상황이 나를 '독종'처럼 만들었다. 배우 자체가 브랜드니까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더 팔리지 않는다. 실패가 있으면 안 되는 직종이라고 생각한다. '안 되면 말지'의 마인드면 이 일을 못 한다. 최고로 잘해야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체가 안 되는 직업"이라고 자부심을 표현했다.
한편 '괜괜괜'은 26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