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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SNS 갈무리 |
이정후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5 메이저리그(ML)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전에 3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초반 8득점에 힘입어 9-5로 대승을 거뒀다.
전 경기에 이은 이틀 연속 멀티히트다. 이날 이정후의 방망이는 시작부터 불을 뿜었다. 1회말 1사 1루에 들어선 이정후는 에인절스 우완 투수 호세 소리아노의 몸쪽으로 들어오는 빠른 공을 강하게 통타해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소리아노는 스탯캐스트 기준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98.8마일(약 159㎞)에 달하는 강속구 우완 투수. 최고 직구 구속은 시속 164.2㎞에 달한 적이 있어 이정후의 강속구 대처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타석이었다.
이정후는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맹타를 이어갔다. 바뀐 투수 호세 페르민을 상대로 또 한 번 우전 안타를 치며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뒤이은 제라르 엔카나시온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아 득점도 성공했다. 다시 돌아온 3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는 우익수 직선타로 물러났으나,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0.333에서 0.400으로 올랐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16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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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SNS 갈무리 |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머큐리뉴스의 저스티스 데 로스 산토스가 자신의 SNS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날 이정후의 3회 두 번째 안타의 타구 속도는 시속 107마일(약 172.2㎞)이었다. 직선타조차 시속 106마일(약 170.6㎞)로 빠른 타구였다. 이에 산토스 기자는 "이정후가 우측 방면으로 친 안타는 106마일이었다. 스윙은 좋아보였고 타격음도 우렁찼다"고 감탄했다.
이정후의 격이 다른 타구질은 전날(2일) 경기에서도 증명됐다. 이정후는 전날 LA 다저스전에서도 1회초 첫 타석부터 시속 109.6마일(약 176.3㎞)의 강렬한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왜 샌프란시스코가 건강한 이정후를 기다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수비 도중 당한 어깨 탈골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데뷔 시즌 성적은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3실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출루율+장타율) 0.641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잭 미나시안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이)정후는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고,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파워가 있다. 그가 타격 연습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며 기량 자체는 의심하지 않았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 역시 자체 성적 예측 프로그램 '스티머'를 통해 이정후가 2025시즌 143경기 타율 0.294 14홈런 62타점 88득점 13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438, OPS(출루율+장타율) 0.789,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3.9승을 적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WAR 기준 내셔널리그(NL) 야수 가운데 2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자 팀 내에선 포수 패트릭 베일리(4.4승)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이다.
팀동료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최근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이정후는 필드에서 역동적인 플레이어다. 타격이 뛰어나고 주루도 빠른데 외야 수비도 훌륭하다. 어깨도 강해서 정말 모든 걸 잘 해낸다"며 "나는 그런 선수를 '승리를 가져오는 선수(Winning Player)'라고 부르는데 이정후가 진정한 위닝 플레이어"라고 정규시즌 활약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