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 '이정후 작심발언→류·김·양 WBC 선발 여부' 직접 밝혔다 "베테랑 역할 해주면 큰 도움"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3.0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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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이 4일 진행된 '크보 라이브'에 출연했다. /사진=KBO 공식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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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 대회에 출전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 /사진=WBCI(WBC 조직위원회) 제공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류지현(54) 감독이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류 감독은 대표팀 전력 구성 방안을 가감 없이 밝혔다.

류 감독은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크보 라이브' 1회 방송에 출연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국가대표 출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건 긍정적이다"고 밝혔다.


'크보 라이브'는 야구 팬들에게 KBO의 정책 및 규정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더욱 활발한 소통을 하기 위해 기획했다. 첫 시간으로 류 감독이 출연해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소감, 팀 전력 구성 방향 및 전략 등을 소개했다.

류 감독은 LG 트윈스에서 수비·주루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부터 2020시즌까지 수석코치를 지낸 뒤 2021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감독으로 LG를 이끌었다. 이후 그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지난해 11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까지 대표팀 코치를 맡았고, 류중일(62) 감독의 부임으로 지난 1월 24일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했다.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내년 3월 열리는 WBC 선수단 구성이다. 이는 최근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그는 "대표팀이 너무 젊은 선수들로만 구성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만 있으면 분위기를 탈 때는 좋은데, 다운됐을 때 누군가 이끌어주지를 못한다.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선배와 파이팅 넘치는 젊은 선수가 융화돼야 좋은 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대표팀은 경험을 쌓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며 "정말 그해에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우리나라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자리다. 그런데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제일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배 대신 어린 선수가 나가는 건 맞지 않는다. 물론 어린 선수가 잘할 수도 있겠지만, 어린 선수와 베테랑 모두 가게 되면 좋을 거라 생각한다"며 작심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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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훈련을 마친 후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에 동조하는 말도 이어졌다. 베테랑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은 "(이)정후 말도 맞는 것 같다. 이제 내년이 되겠지만, 직전 시즌에 제일 좋았던 선수들이 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기려면 그게 맞다. 좋은 말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현종(37·KIA 타이거즈) 역시 "실력으로 (대표팀) 엔트리를 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한 번 더 열심히 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는 최근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 때문이었다. 한국은 2013년부터 WBC 세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다. 또한 가장 최근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사상 첫 조별 라운드 탈락이라는 굴욕을 안았다. 아시아 지역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시안 게임에서는 2010년부터 4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으나, 프로 선수들 간의 경쟁에서는 계속해서 뒤처지고 있다. WBSC 세계랭킹에서도 2021년 8월 11일 2위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타 현재는 6위에 머물러 있다.

화두를 꺼낸 이정후 역시 "지금까지 우리 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미국에 와서 느낀 것이 지금 미국 선수들은 (2026 WBC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데 과연 우리나라는 어떨까 싶은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를 잘해야 할 텐데 선수들뿐 아니라 KBO도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류 감독은 "혹시나 내년 WBC도 나이 제한을 두거나 젊은 선수들고 꾸려가지 않을까 하시는데, 전혀 그런 건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2025년 성적이 기준점"이라고 말한 그는 "기존에 꾸준하게 잘해왔던 선수가 부상 없이 시즌 끝내줬으면 한다. 새로운 젊은 선수가 나와서 신구 조화가 된다면 기쁘게 선발할 것이다. 베테랑도 건강하게 시즌 마친다면 베스트 엔트리 꾸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류 감독은 류현진과 김광현, 양현종 등 베테랑들에 대한 선발 여부를 두고는 "선수가 누구누구다, 이렇게 특정 선수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경쟁력 있는 선수, 국제대회 검증된 커리어 있는 선수들이 국대에서 자기 역할 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시즌 전 3월 열리는 대회라 본인들의 컨디션, 부상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적극적 모습이 형성되고 있어서 좋은 영향력을 기대한다"고 발한 류 감독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2025년 성적이 기준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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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
'최강 전력' 구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또 있었으니, 바로 안우진(26·키움 히어로즈)이다. 위력적인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타자를 압도하는 그는 2022년 무려 196이닝을 소화하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으로 투수 2관왕에 이름을 올렸고,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성적만 보면 당연히 대표팀에 몇 번이고 나가야 했다.

그러나 고교 시절 '학폭(학교폭력) 이력'으로 인해 안우진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자격 정지 3년 징계를 받았고, 이에 대한체육회 주관 국제 경기에서 출전이 영구정지됐다. 이에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에는 나갈 수 없다. KBO에서 주관하는 WBC 대표팀에는 원칙상 나갈 수 있으나, 2023년 대회에서는 논란이 우려돼 뽑지 않았다. 안우진은 2023년 9월 말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2026년 복귀가 유력하다.

이에 대해서 류 감독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신다"고 말하면서 "공감대라는 표현을 쓴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단의 생각도 있고, 선수들의 생각도 있다. 팬들의 생각도 중요한 시대다. 지금 상황은 감독 개인, 특정 단체 생각보다는 전체적 공감대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을 때 나오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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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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