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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배지환. /AFPBBNews=뉴스1 |
배지환은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의 LECOM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팀의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 3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부터 배지환은 출루에 성공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그는 보스턴 선발 퀸 프리스터의 초구 몸쪽 커터를 밀어쳐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터트렸다. 다만 2번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병살타를 기록하면서 배지환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후속타자가 해결하지 못하자 배지환 본인이 다음 타석에서 점수를 올렸다. 0-6으로 뒤지던 3회말 1사 후 다시 들어선 그는 2볼-0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프리스터의 가운데 시속 92.8마일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타구는 계속 뻗어나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이 됐다.
이 홈런은 배지환의 올해 시범경기 마수걸이포였다. 타구 속도 104.9마일(약 168.8km)의 총알 같은 타구였다. 벼락 같은 스윙을 한 뒤 타구를 지켜본 그는 긴 머리를 휘날리면서 그라운드를 돌았다.
배지환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5회말 1사 1루에서도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터트려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연속 4사구와 닉 곤잘레스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피츠버그는 2점을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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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 /AFPBBNews=뉴스1 |
2022년 피츠버그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배지환은 이듬해 많은 기회를 받으면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해 111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231(334타수 77안타) 2홈런 32타점 54득점 24도루 OPS 0.608을 기록했다. 타격에서는 임팩트가 적었으나, 추신수(현 SSG 구단주 보좌) 이후 10년 만에 한국인 빅리거 20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자랑했다. 내·외야를 오가며 유틸리티 능력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부침을 겪었다. 부상으로 인해 두 번, 그리고 막바지 부진이 겹치며 3번이나 마이너리그에 내려갔다. 시즌 단 29경기에 나와 타율 0.189, 0홈런, 6도루, OPS 0.463으로 침체를 겪었다.
이에 배지환의 입지도 줄어들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이 2월 중순 예상한 피츠버그의 개막 로스터에는 배지환의 이름이 없었다. 피츠버그 소식을 주로 다루는 매체인 럼번터는 "배지환이 유틸리티 역할을 부여받는다면 악몽이 될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기회를 받았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될 만큼 충분하진 않았다"며 지적했다.
그래도 MLB.com은 "피츠버그에서 가장 주력이 빠른 선수이며 리그 전체에서 가장 빠른 선수다. 다만 타격에 대한 유지 능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스피드를 활용할 수 있는 중견수이자 4번째 외야수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관적인 상황에서 시범경기에 나선 배지환은 뜻밖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5일 기준 시범경기 6게임에 출전, 타율 0.545(11타수 6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 OPS 1.492의 성적을 올렸다. 첫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신고했고, 6안타 중 장타도 2개나 나왔다. 가장 약점이던 타격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희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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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