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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도빈이 지난 2일 SS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는 3일 훈련을 끝으로 지난 1월 25일부터 시작한 2025 호주-일본 스프링캠프를 모두 마쳤다. 9차례 연습경기의 전적은 4승 1무 4패였다.
문제는 마지막 흐름이었다. 지난달 27일 SSG 랜더스에 0-7로 완패한 뒤 3·1절에 만난 일본 사회인 야구팀 오키나와 전력에 3-9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2일 다시 만난 SSG에도 0-10으로 대패한 채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캠프를 마쳤다. 3경기에서 무려 36실점하는 불안한 면모를 보였다.
오키나와 전력전에서는 김서현이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아내는 동안 5피안타 4실점했고 2일 SSG전에선 엄상백과 류현진 모두 난타를 당했다. 엄상백은 2⅔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 류현진은 2⅓이닝 동안 9피안타 7실점(4자책) 했다.
그렇기에 김도빈의 투구가 더 빛났다. SSG전 엄상백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도빈은 1⅓이닝 동안 12구만 던지며 완벽투를 펼쳤다.
강릉영동대 졸업 후 신인 드래프트에서 쓴맛을 본 김도빈은 각종 아르바이트를 거치다 LG전자에 취업을 했다. 그러나 꿈을 포기할 수 없었고 독립구단에서 다시 야구공을 잡은 김도빈은 2024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지난해엔 주로 퓨처스리그에 나섰고 1군에선 1경기 출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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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빈이 2일 SSG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연습경기에서 5경기 6⅓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호주 국가대표와 경기에서도,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전에서도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투구를 뽐냈다.
투수 김도빈의 완성도를 더 높여준 특급 도우미들이 있었다. 김도빈은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 멘탈이 약해서 잘하고 있어도 뭔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여기에 와서 선배님들과 코치님들께서 너무 많이 신경을 써주셨다"며 "한 번 바꿔보라고 옆에서 많이 얘기를 해주셨다. 바꾸니까 정말 잘 돼서 계속 그렇게 하니까 좋은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가르침도 하나하나 흡수했다. "너무 많은 것들을 알려주셨다. 시선을 제구 잡는 데 있어서 (박)상원 선배님, (한)승혁 선배님, (류)현진 선배님 다 너무 많이 알려주셨다. 선배님들이 알려준 노하우를 받아들이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깨달음을 준 건 라이언 와이스였다. "제가 팔을 높게 던지는 편인데 팔이 뒤집어져서 제구가 들쑥날쑥했던 것 같아 호주 캠프에서 물어봤다. 와이스가 '글러브를 낀 손을 핸들과 브레이크고 공을 던지는 손은 이제 엑셀이다'라고 말해줘서 잘 생각해 보니까 너무 심플하더라"며 "그래서 '제구를 잡아야겠다'가 아니라 내가 가는 길에 왼팔을 두고 그 길을 정했으면 빠르게 오른팔로 스윙하니까 계속 좋은 제구가 나오는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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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김도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누구보다 만족스런 캠프를 보냈지만 여전히 절실함이 크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본격적인 모의고사가 될 시범경기에서도 이 활약을 이어간다면 올 시즌 한화의 최고 히트상품으로 등극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