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와~ 하죠" 선수도 팬도 느꼈다, 한화 신구장에 담긴 세심한 배려, '세계 최초' 시설보다 더 와 닿았다

대전=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3.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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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3년 공사를 마치고 5일 공식 개장했다. 인피니트풀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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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전경.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화 이글스의 신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마침내 야구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초 인피니티 풀, 비대칭형 담장인 '몬스터 월', 아시아권 최초 복층 불펜 등 특색 있는 시설이 공개된 가운데 선수와 팬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한화 구단은 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이하 볼파크)에서 신구장 개장식을 가졌다. 대전시에 따르면 2074억 원의 사업비(국비 150억 원, 대전시 1438억 원, 한화 486억 원)가 들어간 볼파크는 3년간의 대규모 공사 끝에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관람석 2만 7석을 갖춘 연면적 5만 8594㎡의 최신식 구장으로 태어났다.


개장 첫날은 다소 휑했다. 쌀쌀하고 흐린 날씨 탓도 있었지만, 지난달 28일 준공 승인이 난 뒤 3월 1일부터 인수인계를 받아 세부적인 보강 작업에 들어간 것이 이유다. 예를 들어 설계상 2만 7석 규모로 마련됐지만, 3월 22일 개막전까지 테이블석 등 최소 300석 이상이 증설될 예정이다. 외야 펜스, 관중석 층간 공간에 광고를 넣는 것부터 시작해 외야 쪽에 키즈 카페 설치 등 아직 할 것이 산더미다.

3년간 신구장 관련해 실무를 맡은 한화 이글스 경영지원팀 이창용 과장은 5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야구장 설계 단계에서 야구 경기 때만 이용하는 구장이 아니라, 경기가 없을 때 시민들의 여가 생활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하이브리드 구장을 지향했다. 최근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프로풋볼(NFL) 구장들은 경기장 기능 외에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동안 국내 야구장들이 시도하고 싶어 했던 것들을 야구장에 넣고자 노력했고 대전 시민, 한화 이글스 홈팬, 한화 이글수 구단이 하나로 연결된 홈 프렌들리한 구장이 만들려 노력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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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3년 공사를 마치고 5일 공식 개장했다. 인피니트풀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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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외곽. /사진=김진경 대기자
실제로 3루 측 4층에 마련된 세계 최초 야구장 내 인피니티풀은 365일 개방돼 대전 시민과 함께한다. 홈경기가 있을 때는 야구 티켓과 패키지로 판매하고, 원정 경기가 있을 때는 방송 중계를 해주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 물놀이와 야구를 동시에 즐기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그 뒤 공간에는 캠핑 공간이 따로 마련돼 가족들과 함께 여유 있게 야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인피니티풀까지 갈 것 없이 신구장 개장만으로도 선수와 팬들 모두에게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팬들은 입장이 시작된 오후 4시부터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구장은 놀이터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기뻐했다. 벽면에 걸린 선수들의 벽화 혹은 사진과 기념 샷을 찍는가 하면, "여기 백종원 가게 들어오나 보다"라며 미리 먹거리가 들어설 장소를 탐방해 동선을 짜는 팬도 있었다. 볼파크에는 글로벌브랜드 아라미크와 유명 인플루언서 백종원 대표의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 등이 입점한다. 아라미크는 메이저리그 구장들에서 먹을 수 있었던 미국식 핫도그, 햄버거, 나초 등을 현지와 비슷한 퀄리티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관중석에 착석한 팬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기존 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의 좌석보다 앞뒤로 5cm, 좌우로 6cm가 더 넓어졌고, 한 줄에 14석이 배치돼 한층 여유가 느껴졌다. 여기에 한화 홈팬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일찌감치 눈치챈 팬들도 있었다. 홈팬들이 있는 1루 쪽 좌석이 3루 쪽보다 많았고 전광판도 홈팬들이 조금 더 잘 볼 수 있게 맞은 편인 좌측 담장 너머에 배치됐다. 아시아권 최초로 도입한 복층 불펜 역시 홈팬들이 볼 수 있게 우측 외야에 배치됐다.

복층 불펜이 위치한 몬스터 월에는 이닝 교대나 선수 교체 때만 사용되는 미디어 글래스가 설치돼 있다. 이때를 제외하고는 투명하게 복층 불펜 안에서 몸을 푸는 홈팀과 원정팀 선수들을 볼 수 있어 팬들의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구조상 어쩔 수 없이 생긴 시야 방해석도 정식 판매는 고려하지 않고, 타 스포츠처럼 만원 관중 시 현장 판매를 하는 식으로 활용법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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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몬스터 월 옆에 생긴 시야방해석. 이 좌석은 정식 판매하지 않고 활용법을 고려 중이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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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몬스터 월 내에 있는 1층의 홈팀 불펜.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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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홈팀 라커룸. /사진=김진경 대기자


주장 채은성에 따르면 선수들의 반응도 뜨겁다. 전날(4일) 밤 9시에나 대전에 도착한 선수들은 미처 신구장을 살필 정신이 없었다. 클럽하우스에 짐을 놓는 과정에서 일부 시설을 구경했다. 특히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부탁한 메이저리그식 클럽하우스는 선수들의 요구조건이 충실히 반영돼 만족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기존 클럽하우스와 달리 선수마다 넓은 40여 개의 라커룸이 마련됐고 탁 트인 중앙 공간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도 노렸다. 여기에 치료실과 사우나가 포함된 샤워실 그리고 선수 식당이 연결돼 있어서 이동 동선에 다른 방해를 받지 않도록 했다.

채은성은 "선수들이 경기 전에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라커룸 공간과 실내 연습장 그리고 이동 동선을 많이 말씀드렸다"며 "그동안 다들 워낙 노후한 시설에 있었다 보니 보자마자 '와' 했다. 우리도 처음 온 곳이다 보니 길도 몰랐지만, 신기해하면서 이것저것 봤다. 다들 좋아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선수 생활하면서 새로운 구장에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복 받은 것 같다. 시설이 좋아졌다고 부담은 없다. 부담은 항상 있는 것이고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건 어느 상황이든 똑같다. 좋은 시설 때문에 부담감보다는 더 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사실이 더 좋다. 그에 걸맞게 잘해보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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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내부 실내 연습장.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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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복층 불펜 .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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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전경.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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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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