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장 장외홈런에 차 유리 어쩌나, 한화 캡틴 역발상 "대전시에서 그물망 설치하도록 많이 칠게요"

대전=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3.0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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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주장 채은성이 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개장식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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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전경. /사진=김진경 대기자
마침내 팬들에게 공개된 한화 이글스의 새 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접근성이 장점이다. 그 예 중 하나로 구장 좌측 외야 관중석과 외부 주차장 및 도로 사이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깝다. 장외 홈런이 나올 때면 자동차 유리 파손 여부가 걱정되는 상황. 하지만 이에 대한 질문에 한화 캡틴 채은성(35)은 발상을 전환해 오히려 많은 장외 홈런이 나오길 기대했다.

한화 구단은 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이하 볼파크)에서 신구장 개장식을 가졌다. 대전시에 따르면 2074억 원의 사업비(국비 150억 원, 대전시 1438억 원, 한화 486억 원)가 들어간 볼파크는 3년간의 대규모 공사 끝에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관람석 2만 7석을 갖춘 연면적 5만 8594㎡의 최신식 구장으로 태어났다.


KBO 리그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비대칭 구장이다. 한화 구단은 팬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홈팀에 유리한 환경 조성을 위해 시공 단계부터 많이 고민했다. 1층에 홈팀, 2층에 원정팀이 쓰는 복층 불펜 설치를 계획하면서 자연스레 외야 펜스를 앞으로 당길 수밖에 없었다. 툭 튀어나온 불펜과 오각형 모양의 외야 펜스로 좌측 99m, 우측 95m, 중앙까지 122m의 비대칭 그라운드가 형성됐다. 짧아진 비거리를 담장 높이를 높였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우측 외야의 가로 32m 세로 8m 높이(미디어 글래스만 하면 7m 높이)의 몬스터 월이다.

자연스레 좌타자들은 홈런을 노리는 것이 까다로워졌고, 우타자들도 밀어 쳐서 담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아졌다. 2018년부터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통산 139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우타자 채은성으로서도 몬스터 월의 높이는 부담스러울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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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상징인 몬스터 월.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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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복층 불펜 . /사진=김진경 대기자
채은성은 개장식 전 몬스터월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4일 오후 9시에 입국한 터라) 아직 제대로 보진 못했다. 또 보이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6일 연습에서 쳐봐야 알 것 같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꼭 몬스터 월 쪽으로 넘기기보다 잘 칠 수 있는 가까운 데(왼쪽 담장)로 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일단 누구에게 더 유리할지는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왼쪽 외야는 1루 쪽 관중석에서 보면 구장 밖 건물과 도로도 보여 상대적으로 홈런을 노리기 수월해 보인다. 실제로 왼쪽 외야 관중석과 외부 주차장 사이에는 공간이 10m도 안 돼 장외 홈런이 나왔을 시 지나가던 시민이 다치거나 차량이 파손될 것도 우려가 되는 상황.

하지만 한화 구단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생각보다 장외 홈런은 나오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볼파크의 그라운드는 평지보다 약 9m가량 아래에 있어 장외 홈런을 치기 위해선 기존 구장들보다 큰 발사각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한화 구단 측의 설명. 물론 가능성이 없지 않기에 장외홈런 시 대책도 세워놨다.

한화 캡틴은 여기에 한술 더 떠 오히려 더 많은 장외 홈런을 기대했다. 채은성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난 우리 선수들이 잘 쳐서 도로까지 날리면 오히려 기분이 너무 좋을 것 같다. 모든 선수가 많은 홈런을 쳐서 도로까지 타구를 보내면 대전시에서도 그곳에 그물망을 설치하지 않을까. 그런 상황이 나온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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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외야. 외야 밖 주차장과 도로가 생각보다 가깝게 위치해 있다. 빨간색 네모 쪽으로 장외 홈런이 나올 확률이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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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외야. 외야 밖 주차장과 도로가 생각보다 가깝게 위치해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채은성의 바람은 김경문(67) 한화 감독의 올해 목표와도 닿아있다. 뉴스1, 뉴시스에 따르면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경문 감독은 "한화의 색깔은 예전부터 다이너마이트 타선이었다. 시범경기에서는 지금보다 공격에 더 무게를 두고 경기하면서 수비를 탄탄하게 다지려 한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한화 선수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된 신 구장에 선수들의 의욕도 최고조다. 채은성은 "선수들이 경기 전에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라커룸 공간과 실내 연습장 그리고 이동 동선을 많이 말씀드렸다"며 "그동안 다들 워낙 노후한 시설에 있었다 보니 보자마자 '와' 했다. 우리도 처음 온 곳이다 보니 길도 몰랐지만, 신기해하면서 이것저것 봤다. 다들 좋아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선수 생활하면서 새로운 구장에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복 받은 것 같다. 시설이 좋아졌다고 부담은 없다. 부담은 항상 있는 것이고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건 어느 상황이든 똑같다. 좋은 시설 때문에 부담감보다는 더 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사실이 더 좋다. 그에 걸맞게 잘해보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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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홈팀 라커룸.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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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외야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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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바라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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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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