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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배찬승이 지난 2일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지난해 준우승팀으로 올 시즌 우승을 목표로 나서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무려 신인 4명이 스프링캠프를 완주했다. 누구라도 충분히 신인상 후보 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그들 사이에서도 배찬승(19)은 더 높은 곳에 위치한 선수로 여겨지고 있다.
실전 무대까지 지켜본 감독과 단장, 신인 동료들까지도 감탄을 금치 못했고 토종 최고 투수로 손꼽히는 선배도 특급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서고 있다.
1982년 프로 원년부터 이어져 온 라이온즈 역사에서 신인왕은 6차례 나왔다. 그 중에서도 매우 이색적인 기록이 있었으니 10년 주기로 탄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5년 이동수를 시작으로 2005년 오승환, 2015년 구자욱이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렇기에 배찬승이 데뷔 전부터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2025년에도 다시 한 번 삼성이 최고 신인상을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더불어 이동수와 구자욱은 배찬승의 대구고 선배이기도 해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삼성은 정현우(키움)와 정우주(한화)가 전체 1,2순위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고심이 컸다. 처음 직접 지켜봤을 때에도 실망을 안겨줬던 배찬승은 이종열 단장이 직접 대만으로 향했던 지난해 9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고 '깜짝 픽'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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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이종열 단장(왼쪽)의 지명을 받고 삼성 모자를 건넵다고 있는 배찬승.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박진만 감독은 배찬승을 캠프 투수 최우수선수(MVP) 중 하나로 선정하며 "설명이 필요 없다"고 극찬했다. 이종열 단장은 "이닝을 잘 관리해서 사장님 말씀대로 20년을 써야 되는 선수이기에 준비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3라운드 신인 내야수 차승준은 신인상에 대한 질문에 "신인왕은 찬승이가 할 것 같아서 그렇게 욕심이 안 난다"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뒤 박 감독은 불펜 보강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선발 최원태 영입이 전부였다. 김무신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배찬승이 있기에 실질적으론 플러스 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의 신인왕 계보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이종열 단장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언론에서 이렇게 치켜세우다보면 선수가 들뜰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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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찬승(왼쪽)이 연습경기 호투 후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손주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원태인 또한 배찬승과 같은 로컬보이로서 '삼린이(삼성 어린이팬)' 출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무래도 더 애착이 갈 수도 있지만 아직은 부상 이후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원태인이다.
그러면서도 이종열 단장의 우려에 대해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저도 신인 때 계속 승승장구 하다가 후반기에 엄청 큰 부진을 겪었다. 안 좋은 경기들을 몇 번 하면 당연히 안 좋은 기사들도 많이 나온다. 좋았을 때 나오는 좋은 기사들은 선수의 기분을 업시켜주기도 하는데 안 좋을 때 그런 걸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신인 선수에게 그런 마인드컨트롤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원태인은 "계속 좋은 분위기 속에서 더 좋은 피칭을 하는 걸 보면 어쩌면 그게 체질에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행착오는 언젠간 겪어야 하는 것이고 그때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안 좋을 때 더 상심이 커지거나 심리적으로 더 지하로 빠지면 그때 제가 구해주는 역할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1995년을 시작으로 이어지고 있는 10년 주기 신인상, 그리고 누구보다 든든한 선배, 무엇보다 너무도 빼어난 재능. 삼성이 기분 좋은 징크스를 2025년에도 다시 한 번 이어갈 수 있을까. 아직 데뷔도 안 한 신인이지만 어느 때보다 좋은 예감이 팬들을 설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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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에이스 투수 원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