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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에 글을 쓰며 상대팀에 대한 예의를 강조한 이정효 광주 감독. /사진=광주FC SNS 캡처 |
광주는 6일 구단 SNS를 통해 여러 장의 사진을 업로드했다. 이정효 감독이 지난 5일에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1차전 비셀 고베(일본) 원정 경기에 앞서 선수단과 미팅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화이트보드에 무언가 쓰고 있었다. 그런데 전술이나 상대팀에 대한 공략 등이 아니었다. 바로 상대팀을 위하는 행동, 또 지켜야 할 매너였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장 입장 시 바닥에 있는 비셀 고베 로고를 밟지 말 것. 예의 존중 필요.', 또 '박수 받고 들어왔잖아. 고베 팬, 팀.'이라고 화이트보드에 적었다.
축구선수들은 상대 팀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경기장 곳곳에 그려져 있는 팀 로고를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로고 옆으로 피해 돌아가거나, 뛰어넘어 갈 때도 많다. 이정효 감독도 혹시나 선수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그냥 지나갈까 걱정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정효 감독, 광주가 보여준 상대팀에 대한 매너는 여러 차례 큰 화제가 됐다. 광주는 ACLE 경기가 끝날 때면 광주 팬뿐만 아니라 상대 서포터스를 향해서도 인사를 건네고 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광주의 이 모습을 칭찬했다.
지난 달 산둥 타이산(중국)전에서는 경기 후 '매 경기 끝나고 상대팀에게 항상 인사를 하는데 한국 팀만의 전통인가'라는 질문이 나왔을 정도였다.
당시 이정효 감독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축구를 보러 와서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드리기 위해 항상 인사를 드리고 있다. 이 부분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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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광주 감독이 쓴 글. /사진=광주FC SNS 캡처 |
이날 전체 슈팅은 광주 10회, 고베 12회로 비슷했다. 하지만 정확도에서 차이가 있었다. 광주의 유효슈팅은 없었지만, 고베는 유효슈팅 4회를 기록했다. 광주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기 위해선 오는 12일 홈에서 열리는 16강 2차전에서 최소 2골 이상을 넣어야 한다.
이정효 감독은 이른 실점에 대해 아쉬워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팀이 패배해서 할 말이 없다. 2차전 준비에 더욱 신경 쓰겠다. 먼 일본까지 원정 와주신 광주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전반 초반) 수비적으로 가져가려 했던 것이 맞다. 그 후에는 우리가 잘하는 축구를 하려고 준비를 했는데 그런 준비가 실점으로 인해 잘 나오질 않아 어려운 경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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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광주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