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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주가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자체 청백전에서 호투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한화는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자체 청백전을 열었다. 두 달간의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고 4일 귀국한 한화 선수단은 이날 새 홈구장 적응 훈련 겸 1, 2군 투수들의 컨디션을 확인하고자 했다. 1군 선수가 주축이 된 팀과 퓨처스 선수들이 주로 나선 팀이 맞붙은 이 경기에서 1군 팀이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3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0자책) 호투와 권광민의 쐐기 만루포를 앞세워 11-3 대승을 거뒀다.
1군팀에선 이진영이 3타수 2안타 2득점 1몸에 맞는 볼, 황영묵이 3타수 2안타 2볼넷 1삼진 1타점 2득점, 임종찬이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등으로 활약했다. 권광민은 6회초 뒤늦게 투입됐음에도 신구장 첫 홈런 이후 볼넷 하나를 얻어 2출루 경기를 했다. 퓨처스팀에서는 멀티히트 없이 산발적인 안타가 나온 가운데 장규현이 우측 담장까지 날아가는 대형 2루타로 1타점을 올려 임팩트를 남겼다.
1군과 퓨처스팀 모두 마운드의 활약이 고무적이었다. 팀당 7명씩 총 14명의 투수가 등판한 가운데 황준서(2이닝 5실점)와 원종혁(⅔이닝 5실점)을 제외한 다른 투수들은 1자책점 이하의 피칭으로 호투했다.
특히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한화에 지명된 특급 신인 정우주의 활약이 눈부셨다. 정우주는 7회초 1군팀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와 볼넷을 내주지 않고 삼진만 2개만 솎아내는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더욱 놀라운 건 이 모든 과정에서 사용한 공 개수가 단 7개였다는 것이다. 또한 꾸준히 시속 151㎞ 이상의 공을 던지며 최고 구속은 시속 154㎞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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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주가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자체 청백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정우주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아니었다. 호주 야구 국가대표팀,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KBO 리그 KT 위즈, SSG 랜더스 등 다양한 팀들을 상대로 등판해 5경기 4이닝 7피안타 5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함께 뽑힌 2라운드 신인 좌완 권민규(19)의 연습경기 4경기 5⅔이닝 7탈삼진 무실점 호투와는 대비되는 활약이었다. 정우주는 "자신감을 많이 잃었었다. 팬분들이 내게 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같은 신인인 (권)민규나 다른 선배님들이 잘 던지니까 나도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그 욕심이 너무 지나쳐서 내가 정작 해야 할 걸 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경쟁자 이전에 친구인 권민규와 든든한 동기이자 형 박부성(25)은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됐다. 정우주는 "(권)민규랑 많이 이야기하고 (박)부성이 형도 많이 도와주셨다. 민규에게는 '왜 이렇게 잘하냐'고 물어봤는데 워낙 겸손한 애라 '자기도 모른다'고 하더라. 대신 많은 고민을 들어줬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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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주가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자체 청백전에서 포수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마음가짐을 바꾸고 주위의 코칭을 살짝 받자 본래의 위력적인 구위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본래 빠른 직구와 커브를 주로 활용하던 정우주는 양상문 한화 1군 투수코치가 알려준 슬라이더를 금방 습득해 점차 숙련도를 올리고 있었다.
신구장에서 첫 피칭이었다. 그동안 열악한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활동한 선배들과 달리 정우주에게는 첫 마운드가 메이저리그식 새 구장인 건 행운이다. 정우주는 "출근하면서도 관중석을 거쳐서 왔는데 기존 구장보다 웅장하고 시야가 탁 트여서 보기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호주 국가대표팀과 첫 경기에서 정우주라는 이름이 딱 불렸는데 팬분들이 엄청나게 환호해 주셔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새 구장에도 팬분들이 많이 오시면 떨릴 것 같아 지금부터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 한다. 앞으로도 무엇을 더 하려고 하기보단 지금 잘되는 걸 하면서 보완할 건 보완하고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