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게 부딪히면 위험할지도" 한화 신구장만의 '몬스터 월' 마침내 첫선, 직접 경험하니 어땠나

대전=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3.0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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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우측 외야에 설치된 몬스터 월. 안에는 미디어 글래스가 내장돼 있어서 겉면이 철조망으로 돼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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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우측 외야에 설치된 몬스터 월. 안쪽 복층 불펜 1층에서 바라본 몬스터 월. /사진=김동윤 기자
한화 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만 있는 몬스터 월(Monster Wall)이 마침내 첫선을 보였다.

한화는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자체 청백전을 열었다. 두 달간의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고 4일 귀국한 한화 선수단은 이날 새 홈구장 적응 훈련 겸 1, 2군 투수들의 컨디션을 확인하고자 했다. 1군 선수가 주축이 된 팀과 퓨처스 선수들이 주로 나선 팀이 맞붙은 이 경기에서 1군 팀이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3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0자책) 호투와 권광민의 쐐기 만루포를 앞세워 11-3 대승을 거뒀다.


이날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우측 외야에 설치된 몬스터 월이었다. 한화생명 볼파크는 툭 튀어나온 불펜과 오각형 모양의 외야 펜스로 좌측 99m, 우측 95m, 중앙까지 122m의 비대칭 그라운드가 형성됐다. 우측 외야의 짧아진 비거리로 인한 불리함을 만회하기 위해 담장 높이를 높였고 그렇게 길이 32m, 높이 8m의 몬스터 월이 탄생했다. 높이 8m는 안쪽에 내장된 7m 높이의 미디어 글래스에 골조 철망까지 더한 수치다.

몬스터 월 설계 공개 당시 의견은 분분했다. 한국 KBO리그에서는 볼 수 없던 특색 있는 명물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견해가 있는 한편, 8m에 달하는 높이로 인해 장타력 있는 좌타자들에게 불리한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무조건 좌타자에게 불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몬스터 월의 모델이 된 건 메이저리그(ML) 보스턴 레드삭스 홈구장 펜웨이 파크 좌측 외야의 그린 몬스터다. 그린 몬스터 역시 11.3m에 달하는 높이로 우타자들의 불리함이 예상됐으나, 넘어가는 타구는 다른 구장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뜬공 아웃이 돼야 할 타구가 벽에 부딪혀 안타가 되는 경우가 잦아 이득을 보는 좌타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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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우측 외야에 설치된 몬스터 월. 안쪽 복층 불펜 2층에서 바라본 몬스터 월.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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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우익수 임종찬이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자체 청백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청백전에서 그 유불리를 확인하고 싶었으나, 이날 경기 전 프리배팅은 이뤄지지 않았다. 공교롭게 경기에서도 몬스터 월로 향하는 타구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6회말 1사 만루에서 권광민이 몬스터 월을 살짝 비껴간 만루포를 터트려 다른 좌타자들에게 힌트를 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권광민은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고, 과감하게 돌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몬스터 월을 의식하진 않았다. 타자들이 저걸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보단 일본 캠프에서 안 좋았던 내 컨디션에만 집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1군팀의 7번 타자 및 우익수로 출전한 임종찬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비롯해 3타수 2안타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임종찬 역시 "생각보다 몬스터 월의 높이가 높아서 놀랐다. 타석에서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프리 배팅을 못 해서 말은 못하지만, 앞으로 하면서 거리감을 익혀야 할 것 같다. 처음 봤을 때는 생각보다 조금 높다 정도였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외야 수비에 있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몬스터 월은 외야수들의 펜스 플레이 시 쿠션 역할을 해줘야 할 담장이 미디어 글래스 보호를 위해 철조망으로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연상되는 철조망과 달리 선수들의 보호를 위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졌으나, 기존 펜스와 확실히 다르기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화 외야수들은 몬스터 월에 한 번씩 직접 몸을 부딪치고 공을 튕겨 반발력을 확인하는 등 적응 훈련을 거쳤다.

임종찬은 "우리가 기존에 보던 펜스랑 재질이 달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이 철조망을 만져보니 충격을 완화할 수 있게 돼 있는데 공이 맞았을 때 튕겨 나오는 정도가 달라 그 부분은 확실히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또 일반 벽이랑 느낌이 엄청 차이 나진 않아서 조금 세게 부딪히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체감한 바를 말했다.

KBO 모든 우익수에게 상당한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화는 홈구장 이점을 살려 그 기간을 단축할 전망이다. 한화는 3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서 한화생명 볼파크에서의 첫 공식 경기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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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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