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
![]() |
저스틴 벌랜더. /AFPBBNews=뉴스1 |
미국 매체 머큐리 뉴스는 7일(한국시간) 베테랑 저스틴 벌랜더(42)가 "이정후의 재능은 어느 수준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 내용을 소개했다.
벌랜더는 빅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19시즌 통산 526경기에 선발 등판, 262승 147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3415⅔이닝을 소화하며 3416탈삼진 952볼넷,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3의 성적을 올렸다. 통산 승수와 탈삼진은 현역 선수 중 1위이고, 사이영상도 세 차례 수상했다.
2020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 2022년에도 18승과 1.75의 평균자책점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할 정도로 많은 나이에도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7경기에서 5승 6패 평균자책점 5.48로 커리어로우 기록을 내고 말았다.
이후 벌랜더는 2025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1년 1500만 달러(약 219억 원)에 계약을 맺고 부활에 나선다. 지난달 2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른 그는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게임에서 이닝 수를 늘리면서 4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벌랜더 도우미'로 나선 선수가 바로 이정후였다.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한 그는 3회말 1사 1루에서 화이트삭스 선발 조나단 캐넌의 실투성 볼을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만들었다. 1-0 살얼음판 리드를 깨는 결정적 아치였다. 또한 본인의 시범경기 2호 홈런이었다.
![]() |
이정후가 7일(한국시간) 화이트삭스전에서 3회 홈런을 기록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 |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21억 원)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역대 한국인 포스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고, 당시 기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역대 아시아 야수로는 최고 대우의 금액이었다.
기대를 안고 출발했지만, 첫 해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정후는 개막전부터 꾸준히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고, 부침 속에서도 한때 11경기 연속 안타(4월 8일 샌디에이고전~4월 21일 애리조나전)를 기록했다. 5월 8일 콜로라도전에서는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3안타를 터트리며 감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그해 5월 13일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중견수로 출전했으나, 1회 초 2사 만루에서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큼지막한 타구를 잡으려다가 펜스에 부딪히며 고통을 호소했다. 곧바로 경기에서 빠진 그는 어깨의 구조적 손상(structural damage)으로 인한 어깨 탈구(Dislocated Shoulder) 진단을 받았고, 6월 초 수술대에 오르며 그대로 시즌아웃됐다.
절치부심한 이정후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맹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8경기에 출전, 타율 0.400(20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 6득점, 출루율 0.475 장타율 0.750, OPS 1.228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에도 시범경기 맹타(타율 0.343)를 휘둘렀던 그였지만, 올해는 벌써 홈런을 2개나 기록하며 파워를 증명했다.
이에 3번 타자로 변신하는 이정후의 성공가도가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주로 1번 타자로 출전했지만, 올해는 3번으로의 변경이 예고됐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누군가가 3번 타자를 맡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좌타자-우타자 순이 된다"며 이정후의 자리를 바꿀 것을 언급했다. 멜빈 감독은 7일 경기 이후에도 "이정후는 스윙을 좋아한다. 지난해에도 그랬던 걸 알고 있다"며 "지금은 이정후가 3번 타자(three-hole)에 훨씬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 |
이정후가 지난달 25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1회 말 홈런을 터트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