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명문 구단 클린업 꿰찼다' 이정후, '장타력 의문 완전 잠재웠다'→6G 2홈런-타율 0.400-OPS 1.228 '대박 예감'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3.08 07:21
  • 글자크기조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지난해 타율 0.262에 어깨 수술까지 받았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대한 거품 논란 혹은 수술 우려가 뒤따랐지만 이젠 왜 이정후가 1억 1300만 달러(1638억원)의 사나이가 됐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있다.

이정후는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 선발 출장해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훨훨 날았다.


이로써 이정후의 이번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400(20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 출루율 0.478, 장타율 0.750, OPS(출루율+장타율) 1.228이 됐다.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놀라운 기세다. KBO 통산 타율 1위(0.340)에 빛나는 이정후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37경기에서 타율 0.262를 기록한 뒤 수비 과정에서 펜스에 충돌해 어깨 부상을 입고 수술대에 올라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에 대한 변함 없는 신뢰를 나타냈다. 지난해 1번 타자로 활용했던 이정후를 3번에 배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누군가가 3번 타자를 맡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좌타자-우타자 순이 된다. 그 라인업이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며 "윌리 아다메스는 2번 타자에 꽤 잘 맞고 맷 채프먼은 4번 타자가 맞다. 그 뒤에 (엘리엇) 라모스가 있을 수도 있다. 이정후가 1번 타자를 맡을 것이라는 건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이정후)는 파워가 있다. 그가 타격 연습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굳은 신뢰를 내보였다.


이정후가 7일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정후가 7일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은 지켜보기보단 많이 쳐보려 한다. 지켜본다고 좋아지지 않을 것 같고 타석에서 많이 시도해봐야 알 것 같다"며 "그렇게 스프링캠프 기간에 고칠 건 고치고 준비한 걸 시도해야 성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시즌에 들어가면 정말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더 생각하면서 방망이도 최대한 많이 내고 많은 걸 시도하려 한다"고 했다.

그 성과를 확인하기까지 오래걸리지 않았다.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새 시즌 도약을 준비한 이정후는 지난달 25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시범경기임에도 연일 팬들을 몰고 다녔다.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담당하고 있는 알렉스 파블로비치 기자는 스타뉴스와 만나 "샌프란시스코는 상위 타순에서 뛰어줄 누군가를 필요로 했고 중견수도 원했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이정후가 (짧은 시간이지만) 매우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활발한 플레이를 보여준 이정후를 팬들도 정말 좋아한다. 만약 올해 그가 최고의 시즌을 보낸다면 팬들에게 더없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리고 이정후는 3월 들어 더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전에서 연이틀 멀티 히트를 날린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도 안타 행진을 이어가더니 화이트삭스전에선 시범경기 2번째 홈런포를 신고했다.

3회말 1사 1루에서 화이트삭스 선발 조나단 캐넌의 실투성 공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가던 팀에 확실히 앞서가는 2점을 보탰다.

타격 훈련을 하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타격 훈련을 하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1년 1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게 된 저스틴 벌랜더는 이날 선발 등판했고 이정후의 활약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그는 "이정후의 재능이라면 어느 수준에서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감탄했다.

이날 4이닝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선전한 벌랜더는 이정후의 투런포에 힘입어 이날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벌랜더는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높은 기대치를 가진 선수다. 그런 재능은 어느 수준에서라도 성공할 수 있다"며 "내가 알기론 그는 이전에 짧은 시간 동안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지금은 물론 아니다"라고 호평했다.

멜빈 감독도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 후 그는 "이정후는 스윙을 좋아한다. 지난해에도 그랬던 걸 알고 있고 있었다"며 "지금은 이정후가 3번 타자에 훨씬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지 언론의 평가를 뒤집는 활약이라 더 통쾌하다. 앞서 디애슬레틱은 "이정후는 백업용 선수인가 아니면 스타가 될 것인가"라며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컨택트 능력은 뛰어나지만 장타력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주전 자리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였으나 이정후는 시범경기 단 6번 만에 왜 자신이 1억 1300만 달러를 받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는지를 명확히 증명해내고 있다.

밥 멜빈 감독(오른쪽)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밥 멜빈 감독(오른쪽)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스프이캠프에서 훈련하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스프이캠프에서 훈련하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