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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지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걱정핑' 최지훈(28·SSG 랜더스)이 달라졌다. 늘 걱정이 앞섰지만 올 시즌엔 기분 좋은 예감이 앞서고 있다.
최지훈은 지난 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막을 내린 2차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3경기에 출전해 타율 0.500(8타수 4안타) 2루타 하나, 1타점 1볼넷 1삼진, 출루율 0.556, 장타율 0.750, OPS(출루율+장타율) 1.306로 맹타를 휘둘렀다.
연습경기는 물론이고 시범경기의 성적도 크게 의미를 두기 힘들다는 건 최지훈 정도 연차의 선수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단순한 결과가 아닌 예년의 몸 상태와 비교해도 무언가 남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에 올 시즌에 거든 기대가 남다르다.
최지훈은 2020년 SK(SSG 전신)의 2차 3라운드 신인으로 입단 후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했고 매년 발전을 이뤘다. 2023년엔 국가대표로도 활약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수확해 병역 특례까지 이뤄냈다.
지난 시즌엔 부상으로 인해 125경기에만 출전해 타율 0.275 11홈런 49타점 89득점, 출루율 0.345, 장타율 0.418, OPS 0.763으로 활약했으나 홈런은 커리어하이였고 시즌 종료 후 연봉 협상에서 2억 5000만원에서 5000만원, 20% 상승된 오른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났던 최지훈은 "작년 목표가 전 경기 출장이었는데 부상 때문에 이루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었다"며 "모든 부분에서 애매하다고 느낀다. 더 많이 치고, 나가고, 뛰고 그렇게 해야 될 것 같다. 안타라든지 볼넷이라든지 전부 조금씩 더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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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의외의 반응이다. 타격감이 매우 좋음에도 기분 좋기보다는 당황스럽다는 표현을 꺼냈다. 최지훈은 "첫 경기를 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포인트가 앞에 있어서 조금 당황스럽긴 했다"며 "제가 이 시기 때 제대로 연습경기를 하면서 준비한 게 작년과 올해 뿐이다. 재작년엔 WBC에 갔었다. 아직은 '이게 맞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전과 달리 변수 없이 차분히 시즌을 준비했고 스프링캠프부터 올라온 몸 상태에 대해서 오히려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지훈은 "그래도 잘될 때 유지하는 방법을 지금부터 생각하고 있다"며 "시범경기 때 어차피 한 번 떨어질 테니까 개막에 맞춰서 다시 올라오지 않을까라고 예상을 하고 있다. 이제 야구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결과가 잘 나오고 있어서 기분은 좋다"고 설명했다.
원래부터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다. 최지훈은 "야구 선수들이 너무 좋아도 항상 걱정이다. 너무 안 좋아도 걱정인데 중간이 가장 힘들다"며 "올해는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흐름을 맡기고 치르려고 하고 있다. 지금은 좋으면 좋은가 보다 하고 편하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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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최지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무엇이 다르기에 설렌다는 표현까지 사용했을까. 최지훈은 "느낌이 다르다. 뭐라고 해야 할까. 편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원래는 걱정만 되고 '올 시즌 어떻게 해야 되나',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만 들었는데 올해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의 칭찬 또한 최지훈을 춤추게 한다. 그는 "감사하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올해 잘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시면 선수로서는 기분 좋게 들어갈 수 있다"며 "플로리다에서부터 열심히 하는 걸 지켜봐 주셔서 그런가 올해는 칭찬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서 편하게 시즌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SSG 선수단 사이에선 목표를 높게 잡는 게 유행하고 있다. 고명준은 30홈런 100타점, 정준재는 50도루 등 높은 목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최지훈은 "그렇게 당차게 자신 있게 목표를 잡고 시작하는 건 멋있다. 저는 안 그랬다. 올해 뭐 하나만 더 치겠다고 말했다. 나는 타율 4할 정도 잡을까"라면서도 "숫자를 계속 따라가려고 의식하다보면 경기 중에 공에 집중하기보다는 타석에 들어가서 전광판을 먼저 보고 '지금 몇 할이네', 이렇게 돼 숫자로 목표를 잡는 건 지향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SSG는 8일 오후 1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개막전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한다. 첫 타석부터 들어설 최지훈의 방망이를 시작으로 SSG의 올 시즌 공격이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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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한화와 연습경기에서 타격을 하는 최지훈(왼쪽).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