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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신인 권민규가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권민규는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1군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이번 청백전은 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귀국한 한화 선수단이 새 홈구장 적응 훈련 겸 1군, 퓨처스 투수들이 자신의 공을 1군 코칭스태프 앞에서 점검받는 시간이었다. 결과는 1군 팀의 11-3 승리.
어린 선수들이 대체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가운데 그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이 권민규였다. 1선발 라이언 와이스 뒤를 이어 등판한 그는 총 18구(직구 10구, 슬라이더 5구, 포크 2구, 체인지업 1구)를 던지면서 스트라이크를 12개를 넣으며 퓨처스팀 타자들을 농락했다.
이날 권민규의 최고 구속은 직구 시속 140㎞, 슬라이더 125㎞, 포크 127㎞, 체인지업 124㎞로 높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타자들도 흠칫하고 피할 정도로 과감한 인코스 공략과 타자 반대편으로 떨어지는 공을 스트라이크존 안팎으로 던지는 등 능숙한 피칭에 헛스윙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스프링캠프에서의 활약을 이어가는 피칭이었다. 호주 멜버른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약 두 달간 치른 캠프에서 권민규는 김경문 한화 감독 이하 선수단의 꾸준한 호평을 받았다. 연습경기에서도 4경기 5⅔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결과를 냈다. 특히 지난달 15일 호주 야구 국가대표팀과 첫 경기에서 2⅔이닝 동안 42개의 공을 던지며 5개의 삼진을 솎아내고 단 한 번의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구위에도 강점이 있다는 걸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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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신인 권민규(가운데)가 지난해 2025 신인 입단식에서 홈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왜 지명 당시부터 느린 공에도 극찬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실제로 한 KBO 구단 관계자는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이후 스타뉴스에 "권민규는 다른 해였다면 무조건 1라운드에 지명되는 선수였다. 지난해 투수 풀이 워낙 좋아 2라운드로 밀렸을 뿐"이라면서 "최근 3년간 좌완 중에 제구력만 놓고 보면 윤영철 다음이고, 직구 수직 무브먼트는 넘버원이다"고 극찬했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에서 지켜본 양상문 한화 1군 투수코치 역시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실제로 아마추어 때 제구가 좋다는 선수도 막상 프로 와서 보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권민규는 달랐다. 솔직히 (제구에 관해서는) 전혀 걱정되지 않을 정도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있다고 해도 문제가 없겠구나 싶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한화 신인 정우주(19)도 그런 권민규에 감탄한 선수 중 하나였다. 정우주는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 2번으로 2라운드의 권민규보다 한발 앞서 선택받았다. 정우주 역시 이날 청백전에서 공 7개로 삼진 2개를 솎아내며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지만, 친구 권민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우주는 자신의 스프링캠프 활약을 돌아보며 "자신감을 많이 잃었었다. 팬분들이 내게 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같은 신인인 (권)민규나 다른 선배님들이 잘 던지니까 나도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그 욕심이 너무 지나쳐서 내가 정작 해야 할 걸 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민규는 야구를 잘할 성격이다. 못할 때가 있더라도 언제든지 (반등해) 잘할 것 같다. 민규에게는 '왜 이렇게 잘하냐'고 물어봤는데 워낙 겸손한 애라 '자기도 모른다'고 하더라. 대신 많은 고민을 들어줬다"고 덧붙였다.
아직 끝난 건 아니다. 8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따라 개막 엔트리 승선 여부가 결정된다. 권민규가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통해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