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에 벌써 151㎞ '쾅!', 그런데 "154㎞까지 던지겠다" 과감한 목표 정한 투수가 있다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3.0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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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터커 데이비슨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해 개막전 선발투수와 결별하면서 데려온 '월드시리즈 우승투수'가 홈에서 첫선을 보였다. 벌써부터 빠른 볼을 뿌렸는데, 구속이 더 올라갈 여지도 충분하다.

데이비슨은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팀이 1-3으로 뒤지던 5회초, 선발 박세웅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마운드에 올라오자마자 최원준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데이비슨은 지난해 MVP 김도영에게 빠른 볼로 좌익수 뜬공을 잡았다. 윤도현까지 삼진으로 잡아내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6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패트릭 위즈덤을 루킹 삼진으로 잡은 후 서건창과 김석환을 연달아 외야 플라이로 처리했다.

데이비슨은 첫 등판에서 2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로 3개의 삼진을 잡으며 퍼펙트 피칭을 했다.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51㎞까지 나오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팀은 6회말 나승엽의 솔로포에 이어 7회 2점을 올려 4-3으로 역전승을 거둬 시범경기 첫 승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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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터커 데이비슨이 8일 KIA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데이비슨은 롯데가 올 시즌 95만 달러(보장 금액 8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를 주고 데려온 선수다. 지난해 1선발이자 전체 이닝 1위(196⅔이닝) 애런 윌커슨(36)과 결별하고 영입했다. 그는 2020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통산 56경기(17선발)에서 4승 10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특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인 2021년에는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의 영광을 안았다. 정규시즌에는 4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2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한 그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월드시리즈에서는 5차전 선발투수로 나섰고, 팀도 4승 2패로 이기면서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커리어는 인상적이지 않지만, 롯데는 데이비슨에게 장점을 발견했다. 계약 당시 구단은 "투구 타점이 높고 디셉션이 좋으며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완급 조절하며 던질 수 있는 선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탯캐스트에서 데이비슨은 6개 구종이 기록됐는데, 특히 좌완투수가 많이 던지지 않는 스플리터 구사율이 20% 가까이 됐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데이비슨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김태형(58) 롯데 감독은 "구위는 좋다. 타자를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구위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두 경기 정도 본인이 힘이 들어갔는지 유인구를 많이 던졌다"며 "던지다 보면 본인이 느낄 거다. 그러다 보면 좋아질 것이다"며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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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터커 데이비슨이 8일 KIA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등판 후 데이비슨은 "팬들 앞에서 던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고 한국에서 처음 공을 던진 소감을 전했다. 이어 "구위나 구속 등이 다 마음에 들었다"며 "아직 스프링캠프처럼 생각하고 계속 올려서 이를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계약 후 처음으로 사직야구장에서 던진 데이비슨은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공을 던진 게 8개월 정도 되는 것 같다"며 "그래서 너무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데이비슨은 미국 시절 꾸준히 구속이 떨어졌다. 2022년 평균 93.1마일(약 149.8㎞)이었지만 이듬해에는 91.4마일(약 147.1㎞)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이날 그는 아직 3월 초임에도 150㎞가 넘는 공을 던지며 구위를 증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따뜻해지면 구속이 오르는)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며 "시속 153~154㎞ 정도가 목표다. 이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했다.

낯선 환경에서 처음 던지는 날이었지만 데이비슨은 준수한 피칭을 선보였다. 그는 "(관중 응원이) 생소하긴 한데 크게 문제 되진 않을 것 같다"며 "아직 첫 등판이고, 시간이 지나면 확실히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한국의 응원 문화에 대해 "미국에도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끝으로 데이비슨은 "스프링캠프가 끝났고, 이제 첫 시범경기를 통해 좋은 구위도 확인했다"며 "좋은 결과를 계속 가져가는 게 중요하고, 매 이닝 매 경기를 소중히 생각하고 열심히 던지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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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터커 데이비슨이 8일 KIA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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