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57㎞ LG 홀드왕, 심상치 않다 '볼넷→폭투→볼넷→⅓이닝 교체'... 구속마저 고작 146㎞

수원=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3.0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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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
'홀드왕 출신' LG 트윈스 정우영(26)이 심상치 않다. 절치부심으로 사비를 들여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건만, 시범경기 첫 등판에선 예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우영은 8일 수원시 조원동에 위치한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5년 KBO 시범경기 개막전(관중 1만 3179명 입장)에서 ⅓이닝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LG는 선발 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무너지고, 뒤이어 등판한 정우영이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못 하면서 KT에 1-5로 역전패했다.


내용 자체가 좋지 못했다. 치리노스를 대신해 4회 1사 1루에 등판한 정우영은 좌타자 김민혁을 첫 상대했다.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좀처럼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을 넣지 못했다. 우타자 황재균을 상대해서도 슬라이더와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던져봤으나, 오히려 폭투로 추가 진루를 허용했다. 다행히 황재균이 받아친 4구째를 2루수 신민재가 앞으로 달려오며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간신히 첫 아웃 카운트를 만들었다.

등판하고 9구째 만에 첫 스트라이크가 나왔다. 배정대에게 투심 패스트볼을 넣어 첫 스트라이크를 잡은 데 이어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하지만 또다시 제구가 흔들리며 폭투로 1실점을 허용, 끝내 배정대를 볼넷으로 보낸 후 송승기와 교체돼 마운드를 떠났다.

구속이 나온 것도 아니었다. 이날 정우영은 총 14구(투심 패스트볼 7구, 슬라이더 5구, 직구 2구)를 던졌는데 최고 구속은 고작 시속 146㎞에 그쳤다. 2022년 시속 157㎞의 빠른 공을 던지며 홀드왕까지 차지했던 정우영의 지난날을 떠올리면 아쉬움이 남는다. 공 14개 중 스트라이크는 3개뿐이어서 제구도 구속도 기대 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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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정우영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정우영은 지난 겨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트레드 애슬레틱 센터로 향해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구단을 통해 "미국 선진 야구를 배우고 싶다고 몇 년 동안 계속 생각했다. 우리 코치님들도 잘 가르쳐 주시지만, 야구 본토에서는 어떤 방향성을 가르쳐주는지가 궁금했다"며 "트레드라는 곳을 SNS를 통해서 1년 동안 봤는데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지난해 말 훈련소를 다녀와서 잠실에서 2주 정도 몸을 만들고 바로 이동해 트레드에서 6주 정도 훈련했다. 그곳에서 구속이 최고 147㎞까지 나왔다"고 사비로 미국 유학을 떠난 이유를 밝혔다.

2022년 이후 계속된 부진이 배경이었다. 정우영은 가평초-강남중-서울고 졸업 후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5순위로 LG에 입단해 2022년 전성기를 보냈다. 최고 시속 157㎞의 빠른 투심 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67경기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 홀드왕에 올랐다.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투심 패스트볼 하나에 의존하는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장착하려 했고, 데뷔 때부터 지적받던 슬라이드 스텝을 끊임없이 수정했다. 하지만 단점을 메우지 못하고 오히려 구속이 떨어지면서 최근 2년간 87경기 7승 7패 14홀드 평균자책점 4.72로 필승조에서 멀어졌다.

단번에 달라지길 기대한 건 아니었다. 트레드 애슬레틱 센터에서도 정우영에게 조급해하지 않길 당부했고, 그 말에 따라 조금씩 자신의 투구 폼과 루틴에 변화를 줬다. 염경엽 LG 감독도 그 과정을 지켜봤기에 올 시즌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로 정우영을 꼽았다. 한때 투심 패스트볼 하나로 KBO 리그 무대를 평정했던 정우영인 만큼 LG의 기대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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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왼쪽).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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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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